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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삼국지(17) 


스티브잡스의 애플부활프로젝트(1) 


소수정예 중심으로 팀을 개편하다.






애플은 거액의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스티브 잡스는 선택과 집중의 측면에서 구조조정을 시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스티브 잡스는 일방적으로 조직을 해체하지 않았다. 직원들을 일일이 만나서 회사에 꼭 필요한 조직인지를 검토하고 조직의 구조조정 여부를 결정했다. 그런데 단순히 자금문제 때문에 스티브 잡스가 강력한 구조조정 정책을 펼친 것은 아니다. 


스티브잡스는 원래부터 조직은 최대한 단순해야 하며 소수정예로 팀을 운영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요리사와 택시운전사의 경우는 뛰어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두세배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IT업계에서 개발자간의 실력차는 50배정도 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인재관리에 엄격한 스티브 잡스는 최고의 실력을 갖춘 개발자로만 팀을 구축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인원이 부족해도 팀원의 질적 수준을 위해서 함부로 사람을 뽑지도 않고 기대치를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직원은 가차없이 해고한다. 스티브 잡스는 직원이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이 한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가족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사람을 해고 한다는 것이 괴롭고 힘든 일이지만 회사를 위해 자신이 꼭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불필요한 인재는 회사의 쓸데 없는 비용을 증대시키지만 그 외에도 여러 부작용을 만들어 낸다. 스티브 잡스는 훌륭한 개발자와 그렇지 않은 개발자의 차이가 50배라고 하는데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린다고 하듯이 사람 하나가 개발분위기를 흐려놓기 때문에 팀 전체 악영향을 주는 것도 만만치 않다. 인원과다로 인한가장 큰 문제는 관료화된 조직으로 인해서 정치싸움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때는 회사의 미래가 아니라 자신이 소속된 조직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 처절한 싸움이 벌어진다. 이는 스티브 잡스 이전의 애플이 잘 보여준다. 


애플에서는 예산과 꼬박꼬박 타먹으면서 결과를 내놓지 못하는 좀비 프로젝트가 수두록 했다. 그래서 성과가 나지 않는 프로젝트를 길 아멜리오가 없애려고 했지만 회사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던  임원들은 언론에 기밀사항을 알려줘서 CEO의 생각을 바꾸게 해놓았다. 언론을 통해서 프로젝트를 공개하면 이를 읽은 독자들은 애플의 약속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회사의 신용을 위해서 어쩔수 없이 프로젝트를 존속시킬 수 밖에 없었다.


정치 싸움의 부작용은 각 조직간에 서로 일을 맡기 위한 경쟁이 심해진다는 점이다.  회사가 어찌되었든 일이 있어야 예산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각 조직들은 자신들이 연구하는 기술이 제품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바탕 정치싸움이 벌어진다. 정치싸움의 결과는 조직간에 담합으로 끝나기 마련인데 이 때문에 쓸데없는 기능이 잔뜩 추가된 특색없는 수 많은 제품들이 양산된다. 

사내 정치의 결과로 잡스가 돌아오기 전의 애플 제품라인업은 애플 직원들조차도 자신들이 무엇을 만들고 있는 모를 정도로 수 많은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결국 스티브 잡스가 돌아와서 해야 하는 일은 특색없는 제품들로 잔뜩 채워진 상품라인업을 정리하는 일이었다. 당시 애플은 PDA, 프린터, 디지털 카메라와 같은 40여가지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고 매킨토시도 수십가지 모델로 나뉘어져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대부분의 사업부를 폐지하고 제품 라인업도 단 네가지의 제품에 포커스를 맞추기로 한다. 데스크탑 컴퓨터와 휴대용 노트북 을 만들되 각각 전문가들을 위한 고성능 컴퓨터와 일반사용자들을 위한 중저가형 컴퓨터를 제공하기로 결정한다. 제품 라인업을 간소화한 스티브 잡스는 50여개에 이른던 프로젝트를 10개의 프로젝트로 줄이면서 조직을 더욱 축소하였다.


 스티브 잡스는 회사의 조직 구성은 이해하기가 쉽고 책임소재는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조직전체가 극도로 단순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티브 잡스 만의 조직구성 방식은 하나의 제품에 초점을 맞추는 제품라인업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애플의 라인업을 보면 다른회사가 여러 제품을 내놓으면서 물량공세를 펼칠 때 제품 하나에 초점을 맞춘다. 스티브 잡스는 그저 그런 사람들을 모아서 B팀이나 C팀을 구성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는 오직 최고의 인재를 모아서 A팀을 만들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A팀 밖에 없는 애플은 어쩔 수 없이 하나의 핵심제품에 전력을 쏟아야만 한다. 이는 아이폰에서도 잘드러난다. 다른 휴대폰 회사가 여러 모델을 동시 다발적으로 쏟아 낼 때 애플은 오직 일년에 하나의 제품만 내놓는다. 스티브 잡스는 애초에 B팀과 C팀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애플로써는 A팀 하나가 아이폰 하나에 전력을 쏟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생산 시설의 재정비


조직을 단순 명료한 소수 정예중심으로 재편한 스티브 잡스는 당시 문제가 심각했던 제조 부분과 업계 최저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물류시스템을 손질해야 했다.  특히 애플의 최고 히트 상품중에 하나인 파워북의 경우 생산 중에 공장이 폭발사고가 일어났고 일본에서는 집에 화재를 일으킬 정도로 골칫거리였다. 파워북은 애플을 대표하는 상품인데 이렇게 연이어서 사고를 일으키니 애플의 브랜드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야 했다. 


1996년 애플의 품질 보증에 대한 불만이 10퍼센트 증가할 정도였다. 길 아멜리오는 파워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규모 리콜을 시행한다. 한달 걸릴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무려 네달이나 걸려서야 문제점을 모두 해결하고 다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 다시 판매를 재개 하자 그 동안 잠재했던 수요가 폭발하기 시작한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애플은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 반면에 데스크탑 기반의 매킨토시 컴퓨터였던 퍼포마는 팔리지가 않아서 창고에 악성재고로 남아있었다. 파워북과 퍼포마의 사례를 보면 수요를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애플의 무능함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델처럼 효율적인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봤다. 델은 이른바 유통점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컴퓨터를 판매하는 다이렉트 마케팅으로 컴퓨터 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회사였다. 델은 소비자들에게 주문을 받은 후에 컴퓨터를 조립해서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했기 때문에 재고도 적었고 효율적인 생산방식 덕분에 높은 이익율을 자랑하던 회사였다. 델의 성공은 고스란히 애플에게는 크나큰 고통이 되어 돌아왔다. 마이클델은 애플의 실패를 즐기는 듯 보였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돌아온다고 하자 창업자 마이클 델은 애플이 파산신고를 하고 남는 돈은 주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악담을 퍼부었다. 스티브 잡스는 델의 발언을 가슴속에 깊히 새기고 있었다. 


생산과 공급망 관리에서 델을 뛰어넘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 스티브 잡스는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기로 결정한다. 헤드 헌팅 회사를 통해서 IBM에서 12년을 보내고 컴팩에서 일하고 있던 팀 쿡을 소개받는다. 미혼의 팀쿡은 일을 위해서 자신을 모두 받치는 일 중독자였다. 팀쿡은 차분하고 흥분하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이는 다혈질인 스티브 잡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팀쿡이 마음에 든 스티브 잡스는 즉시 설득에 나선다. 당시만 해도 애플은 PC분야에서 1위를 달리던 업체였지만 애플은 미래는 불안정한 시기였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원하는대로 상대의 마음을 바꾸는 비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언젠가 위대한 시기가 다시 올것이라면서 당시 20달러에 불과하던 주식이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2010년 기준으로 280달러가 넘었다. ) 그리고 놀랍게도 스티브 잡스의 설득에 넘어간 팀 쿡은 애플에 합류한다. 


새벽 4시반 30분에 일어나서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낼 정도로 열성적으로 일하는 팀쿡은 애플의 생산과 유통부문을 극적으로 변화시킨다. 신선도가 떨어진 채소의 가격이 며칠 사이에 떨어지듯이 컴퓨터 부품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컴퓨터 업체에게 있어서 재고 관리는 회사의 수익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팀 쿡은 아예 생산 자체를 중국과 같은 외부기업에게 맡긴 후 창고자체를 폐쇄 시키면서 애플은 재고를 대폭 줄이게 된다. 부품 공급 업체 역시 100여군데에서 24곳으로 축소시키면서 더 싼값에 부품을 공급받았다. 팀쿡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애플의 가장 큰 문제였던 생산과 유통 문제는 AMR 리서치에서 발표하는 공급망 관리 부분에서 2008년이래 3년 연속 1위에 오를 정도로 큰 장점으로 변모하였다. 


애플이 델을 능가하는 가장 효율적인 회사로 변모시키는데 일등공신이 된 팀 쿡은 어느덧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 다음으로 강력한 2인자가 되었다. 스티브 잡스에게 팀 쿡은 완벽한 파트너이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잘하는 것은 소규모의 팀을 꾸려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하는 것이라고 한다. 대신 회계장부도 읽을 줄 모르는 스티브 잡스는 생산과 유통 같은 관리부분에서 큰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팀쿡이 바로 이 부분을 완벽하게 메꾸어주고 있다. 스티브 잡스 역시 이런 팀쿡을 인정하고 있는듯하다. 스티브 잡스는 팀쿡에게 매킨토시 사업부를 맡겼을 뿐만 아니라 그가 병가를 내고 불가피하게 회사를 비울때는 팀쿡에게 CEO 업무를 보게 할정도이니 말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 소프트의 천하 삼분지계를 다룬 IT 삼국지 이야기는 다음에도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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