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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래프트의 성공 이후 블리자드는 후속편으로 워크래프트 같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과는 완전히 다른 장르의 게임을 만들기로 결정한다. 워크래프트2가 히트를 해서 대규모의 자금이 들어오게 되자 알렌 애드햄은 회사에 새로운 바람과 혁신으로 불러일으키고 싶었다. 그래서 블리자드의 창업자인 알렌 애드햄인 평소 잘 알고 있던 게임 회사인 콘도르의 사장 데이비드 브레빅에게 전화를 걸어서 회사를 인수하고 싶다고 말한다. 


데이비드 브레빅은 블리자드 창업자인 알렌애드햄처럼 어린시절부터 게임을 좋아했고 애플2를 통해서 게임 프로그래밍의 세계에 빠졌다.  그는 고등학교때부터 자신만의 게임회사를 차리고 싶었는데 대학을 졸업한 후에 그는 게임회사를 창업하기로 결심 한다. 마침  동네 친구중에 컴퓨터 그래픽회사에서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들은 에릭쉐퍼와 맥스 쉐퍼로 둘은 형제 사이었는데 게임을 좋아했다. 데이비드 브레빅은 그들에게 함께 회사를 차리자고 제안을 했고 쉐퍼형제들도 기꺼이 회사를 그만두고 함께 콘도르를 창업한다. 콘도르는 창업한 이후 그들의 첫번째 계약은 아타리에서 발매한 휴대용 게임기인 아타리 링스(Atari Lynx)용으로 풋볼 게임을 개발하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자금문제로 인해서 데이비드 브레빅은 잠시 회사를 나와서 1991년 창업한 신생회사 이구아나 엔터테인먼트라는 게임 업체에서 프로그래밍팀을 이끌어야 했다.


그런데 1993년 이구아나 엔터테인먼트는 캘리포니아에서 미국의 중부인 텍사스 오스틴으로 이사를 갔고 샌프란시스코를 떠날 생각이 없었던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쉐퍼형제들과 콘도르에 다시 합류한다. 쉐퍼형제의 경우 그래픽을 담당했지만 데이비드 브레빅과는 다르게 게임계에서는 별다른 경력이 없었다. 사실 텍사스로 이사간 이구아나 엔터테인먼트가 튜록64나 모탈컴뱃으로 유명한 어클레임 엔터테인먼트라는 게임회사로 인수되지만 93년도의 이구아나 엔터테인먼트는 무명이었고 결국 데이비드 브레빅이 가진 경력사항도 그리 대단한 건 아니었다. 그는 이곳저곳을 알아보면서 외주하청이라도 맡으려고 했지만 경력이 전무한 그들에게 아무도 일을 맡기지 않았다. 면접을 보러온 지원자가 초라한 회사건물에 실망하고 돌아갈 정도로 그들은 그렇게 힘들게 회사를 꾸려나갔다.


그들이 가장 힘들었던 때는 1994년 1월이었다.  현재 CES는 매년 1년에 한번씩 열리지만 94년의 경우 CES는  라스베가스와 시카고에서 겨울과 여름에 두 번 진행됐다. 데이비드 브레빅은 겨울에 CES가 열리는 라스베가스에 가서 자신들이 개발하는 게임에 투자를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게임 회사도 아무런 경력이 없는 데이비드 브레빅의 말에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았다. 애초에 게임회사의 관계자들이 만나주려 하지도 않았다. 아무도 그들의 아이디어에 귀기울이지 않았던 그때가 데이비드 브레빅과 쉐퍼형제에게 가장 어렵고 괴로웠던 순간이라고 말한다. 


아무런 소득 없이 돌아온 데이비드 브레빅에게 때마침 선소프트(SUNSOFT)로부터 반가운 연락이 온다. 당시 미국에서 인기 만화였던 에어로스미스(Aerosmith)와 스쿠비 두 (Scooby Doo) 그리고 저스티스 리그 테스크 포스(Justice League Task Force) 이 셋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게임으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하였다. 당연히 콘도르는 저스티스 리그를 선택했다. 저스티스 리그는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등 우리에게 친숙한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이 총집합 해놓은 만화였고 인기도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콘도로의 의견을 받아들인 선소프트는 세가의 게임기인 메가 드라이브용으로 스트리트파이터와 같은 격투게임을 개발하는 조건으로 외주계약을 맺는다.   


선소프트의 하청을 맡은 콘도르는 자신들이 개발중이었던 저스티스 리그를 여름에 열리는 CES에서 공개하기로 결정한다. 선 소프트가 마련한 부스에서 게임 저스티스 리그를 출품한 데이비드 브레빅은 같은 부스에서 전시중인  게임하나를 보고서 깜짝 놀란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회사가 데이비드 브레빅이 만든 저스티스 리그와 똑 같은 게임을 개발하고서 전시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즉시 선 소프트 관계자를 통해서 이게 어찌된 영문인지 묻게 되었다. 알고 봤더니 선소프트에서는 만화 저스트리그의 판권을 구입한 후에 블리자드에는 슈퍼 패미콤용으로 게임을 제작하도록 하고 콘도르에게는 메가드라이브용 게임을 만들도록 계약한 것이었다.


 당시 미국 게임계는 슈퍼패미콤과 메가드라이브가 양대산맥을 이루면서 경쟁을 했기 때문에 당시 북미의 많은 게임 개발사들은 두 개의 가정용 게임기를 동시에 지원하는 멀티가 대세였다. 그런데 데이비드 브레빅이 더 놀랬던 것은 두 회사가 이전에 한번도 만난적이 없고 그렇다고 개발인원중에 교류를 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의 게임이 너무나 똑같다는 것이다. 그는 이때 마치 쌍둥이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슈퍼패미콤용으로 저스티스 리그를 만든 블리자드의 관계자를 만나고 싶었다. 마침 선 소프트의 관계자를 통해서 블리자드의 사장인 알렌애드햄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알렌 애드햄도  데이비드 브레빅의 저스티스 리그를 보고 깜짝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알렌 애드햄은 서로 본적도 없는 두 회사가 마치 같은 회사에서 게임을 만든 듯이 똑 같은 게임을 개발해냈다는 사실에 뭔가 통했다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이러한 동질감으로 처음 만난 둘은 실제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서로가 게임을 보는 안목이나 개발철학들이 비슷함을 알게 되었고 더욱 친밀감을 느끼게 되었다.  알렌 애드햄은 데이비드 브레빅에게 그들이 개발중인 비장의 무기인 워크래프트를 보여주고 싶었다. 따로 마련된 블리자드의 부스로 도착한 순간 데이비드 브레빅은 워크래프트를 보고는 감탄을 하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환타지의 세상이 게임으로 완벽하게 구현된 모습이 너무나 반가웠다. 


전시회가 끝난후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온 데이비드 브레빅은 차기 게임으로 무엇을 개발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94년에는 16비트를 대표하는 슈퍼패미콤과 메가드라이브의 시대가 서서히 종말을 고하고 32비트의 시대가 예견되던 때이다. 95년도에 플레이스테이션과 세가세턴이 발매되기전에 이미 32비트용으로 3DO가 등장했다. 콘도르는 3DO의 후속버전인 M2 게임기에 맞춰서 풋볼게임을 개발하려 했다. 다행히 3DO의 개발사로부터 개발비용을 투자 받았다. 하지만 3DO의 판매실적이 매우 저조했고 그래서 3DO의 후속편인 M2의 발매도 불확실해졌다. 그래서 데이비드 브레빅은 가정용게임기에 주력하던 기존의 전략을 바꾸고 새롭게 PC 기반의 롤플레잉 게임을 구상한다. 


그는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열군데 정도의 회사를 찾아가서 투자를 제안했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 아예 만나주지도 않는 업체들이 수두룩했다. PC 게임 개발 경력이 없는 그들을 믿지 못했고 데이비드 브레빅은 또 다시 좌절의 시기를 보낸다. 그런데 콘도르의 창업자중에 하나인 맥스 쉐퍼는 블리자드가 CES에서 전시했던 실시간 전략 게임 워크래프트에 특히 감명을 받았다. 게임광이었던 그는 하루라도 빨리 게임을 하고 싶은 열망에 빠져있었다. 그래서 맥스 쉐퍼는 블리자드사장인 알렌애드햄과 안면을 튼 데이비드 브레빅에게 제발 워크래프트를 구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멕스 쉐퍼의 성화에 못 이겨 데이비드 브레빅은 결국 블리자드의 알렌 애드햄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이 전화 한통이 데이비드 브레빅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워 크래프트의 베타테스터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묻는 데이비드 브레빅에게 알렌 애드햄은 반가운 마음으로 워크래프트를 즉시 CD로 보내주겠노라고 화답한다. 둘의 통화는 자연스럽게 회사의 근황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가 전환되었다. 데이비드브레빅은 요즘 만들고 있는 롤플레잉 게임이 투자를 받지 못해서 답답하다는것과 최근 금전적으로 어려운 회사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마침 알렌 애드햄은 모회사인 Davidson & Associates로부터 게임 사업부가 규모면에서 더욱 확장하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블리자드 이름으로 유통할 만한 게임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고 이때 데이비드 브레빅의 전화를 받은 것이었다. 


알렌 애드햄은 콘도르가 개발중인 게임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데이비드 브레빅은 PC 게임기반의 턴베이스 롤플레잉을 만들고 있다고 답하였다. 이에 흥미를 느낀 알렌 애드햄은 데이비드 브레빅을 만나서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말한다. 원래부터 롤플레잉 게임 마니아였던 알렌 애드햄은 꼭 한번 롤플레잉 게임을 개발하고 싶었다. 그래서 데이비드 브레빅을 만나자 구체적인 게임 개발계획서나 스케쥴을 꼼꼼히 살펴보지도 않고  콘도르가 만들고 있는 롤플레잉 게임의 유통을 맡는 조건으로 개발자금 30만달러를 지원해주겠다고 말한다. 사실 이정도의 금액을 투자할때는 실제로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이런 파격적인 계약을 맺은 것은 94년 CES에서의 특별한 인연덕분이었다. 이미 둘은 게임에 대한 안목과 비전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데이비드 브레빅 역시 반가운 마음으로 판권계약을 맺게 된다.


<다음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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