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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 사업에는 분명한 후광 효과가 있었습니다. 애플 제품을 한 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처음으로 아이팟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아이팟을 사용하고는 이렇게 말해요. “와우! 애플의 다른 제품들은 어떨까?” 그들은 애플이 만든 제품에 훨씬 호의적으로 변하는 거죠. 나는 후광 효과가 아이폰에서도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어쩌면 더 많은 사람들이 처음으로 구입하는 애플 제품이 아이폰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 스티브 잡스, 2007년 <월스트리트 저널>





시장조사 전문 업체인 Frurry는 2009년 11월 매우 흥미로운 보고서를 하나 공개한다. 2009년 9월을 기준으로 iOS 기기들의 총판매량은 5,800만 대인데, 이중 아이팟 터치의 비중이 40%가 넘어선다는 것이었다. 흔히 iOS라고 하면 아이폰만 떠올리는데 휴대폰 기능이 빠진 아이팟 터치 역시 아이폰과 동일한 플랫폼으로 작동한다. Frurry는 아이팟 터치가 애플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맥도날드가 장난감을 선물하는 해피밀 마케팅을 통해 아이들을 매장으로 유인한 후 아예 맥도날드의 고객으로 만든 것처럼 아이팟 터치가 상대적으로 어린 고객들을 애플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팟 터치를 구입한 어린 고객들은 애플의 인터넷 서비스인 아이튠스 계정을 만들게 되고, 그 후 음악과 애플리케이션을 구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팟 터치의 운영체제 iOS에 익숙해지는데, 그들이 자라서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는 자신들에게 익숙한 아이폰을 구입하게 된다는 것이 Frurry의 주장이다. 또 애플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iOS를 탑재한 아이폰의 전체 플랫폼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과 경쟁하는 업체들은 이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팟 터치를 사용한 10대 초중반의 아이가 자라서, 휴대폰을 구입할 나이가 되면 아이폰을 선택하게 된다는 Frurry의 이론을 전 세대별 마케팅에 적용해 본다면 애플은 매우 치밀하게 제품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고객들은 나중에 맥으로도 연결될 것이다. iOS는 매킨토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즉 아이폰을 구입한 사람은 맥 OS로 자연스럽게 관심을 옮겨간다. 한국의 경우 2009년 1분기의 맥 판매량에 비해서, 아이폰이 발매된 2010년 1분기의 맥 판매량이 200%나 늘어났다고 한다. 2010년 2분기의 맥 판매량은 역대 최고기록인 347만 대였는데 이는 작년 동기 대비 33%나 증가한 수치다. 



주목해야 할 것은 애플 노트북이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트북은 아무래도 밖으로 들고 다니는 것이기 때문에 성능과 기술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선택 요소가 된다. 디자인이 뛰어난 애플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애플은 1,000달러가 넘는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에서는 9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애플 노트북은 대학생들에게 특히 인기 있다. 애플은 이미 2007년 미국 고등교육 노트북 시장에서 델을 누르고, 1위를 기록하였다. 애플과 델은 각각 33%와 3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08년 시장조사기관인 스튜던트 모니터(Student Monitor)가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1년 안에 사고 싶은 노트북으로 애플 제품을 선택한 사람이 무려 43%로 1위를 기록했는데, 2위인 델이 22%임을 고려하면 대학생들 사이에서 애플 노트북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2007년 조사에서는 애플 노트북을 구입하고 싶다는 응답이 17%였다. 2007년에 발매된 아이폰의 인기가 노트북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애플의 또 다른 핵심제품인 데스크톱 기반의 맥은 전통적으로 디자이너와 개발자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제품이다. 



이제 애플의 제품 라인업을 세대별로 구성해 보자. 10대 초중반의 소비자를 아이팟 터치를 통해 애플의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면, 애플의 운영체제와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진 고객이 전화를 가질 나이가 될 때면 자연스럽게 아이폰으로 유도할 수 있게 된다. 이 고객이 대학에 가면 애플의 맥 노트북을 쓰고, 직업을 가지게 되면 데스크톱 기반의 맥으로 유인할 수 있는 라인업이다. 



잘 살펴보면 10대 이전과 50대 이후의 중장년층에 맞는 제품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애플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라인업을 갖추기 위해서는 아이패드의 탄생이 필연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이팟 터치나 아이폰 같은 기기는 화면이 작기 때문에 미취학 아동이나 시력이 좋지 않은 중장년층이 사용하기는 어렵다. 화면이 더 커서 조작하기 쉽고, 눈으로 보기에도 편한 새로운 기기가 필요했고, 결국 아이패드가 추가됨으로써 애플은 전 세대와 연령대를 아우르는 완벽한 제품 라인업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아이폰에서 화면만 커진 기기’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긴 했지만 화면이 커짐으로써 아이패드는 기존의 애플 제품이 유인하지 못한 고객들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실제로 아이패드는 미취학 아동에게 장난감과 교육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를 보면 아이패드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동영상들이 넘쳐난다. 특히 19개월 된 마키가 아이패드를 가지고 노는 동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유아들이 아이패드의 애플리케이션을 조작하며 즐거워하는 것이 인상적인데,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런 모습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한다. 한 번 익숙해진 인터페이스를 다른 것으로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이 인간의 심리다. 아이가 말을 배우는 것처럼 어려서부터 아이패드로 IT기기를 배운 아이가 자라서도 애플의 제품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실현가능한 시나리오다. 아이패드는 4~5살 아이뿐만 아니라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도 공략할 수 있는 상품이다. IT전문 블로그 테크 크런치는 아이패드를 컴퓨터를 좋아하지 않는 컴퓨터로 규정하면서, 엄마들의 컴퓨터도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쉬워서 기계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패드가 새롭게 창출할 수 있는 고객층을 고려하면 애플은 아이팟 터치, 아이폰, 맥 노트북, 맥 데스크톱을 통해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완벽한 라인업을 구축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제품들은 서로의 후광 효과를 통해서 상품판매에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다. 사실 후광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잘 나가는 아이팟과 아이폰에 비해 맥은 아직까지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패드의 판매량을 보면 확실히 후광 효과는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이패드는 발매된 지 단 58일 만에 200만 대가 넘게 판매됐다. 아이폰이 100만 대를 판매하는 데 74일이 걸렸음을 고려하면, 초기 판매 속도는 두 배나 빠르다. 이에 비해 아이팟은 2년이 넘게 걸려서야 200만 대가 판매되었다. 아이패드 판매에서 더욱 놀라운 점은 매진으로 인해 실제 수요보다 공급이 못 따라가는 상황에서 얻은 소득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는 소비자 가전제품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1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한 제품이 되었다. 



아이팟에서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판매기록을 역으로 생각해 보면, 아이팟의 후광 효과 덕분에 아이폰의 판매량을 끌어올렸음을 가정할 수 있다. 아이팟으로 MP3 플레이어 시장을 장악하지 못했다면 아이폰이 그렇게 화제 속에서 발매되지도 않았을 테고, 74일 만에 100만 대를 판매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아이팟으로 휴대용 기기 시장의 강자가 되었고, 이런 기대감이 아이폰의 판매량을 끌어올렸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또 아이폰에서의 활약이 지금은 고스란히 아이패드의 판매량으로 끌어올려져 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 저널>은 현재 아이폰에 대한 높은 수요가 아이패드의 판매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과의 스마트폰 경쟁을 단순히 휴대폰 하나 더 팔기 위한 것으로 본다면 전체 그림을 잘못 그리고 있는 것이다. 아이폰의 힘은 단순히 판매량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아이팟 터치와 아이패드를 같이 고려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세 제품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제품들이 각 연령대를 공략하면서, 하나의 제품이 잘 팔리면 다른 제품의 판매를 견인하는 후광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 세대를 아우르는 애플의 치밀한 제품 라인업은 애플스토어를 통해서 최종 완성된다. 최고 매출을 기록한다는 애플스토어에서 이들 제품을 유기적으로 전시 판매함으로써 또다시 후광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아이팟을 사기 위해 애플스토어를 방문한 고객에게 애플의 다양한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새로운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광 효과라는 면에서 보면 애플의 제품 라인업과 애플스토어는 그야말로 매우 정교하다. 



애플 주식이 지난 10년 동안 10배 상승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을 괜히 넘어선 것이 아니다. 지금의 애플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 소비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제품 라인업을 유기적으로 구축했고, 이들 제품을 한곳에 모아서 효과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유통망을 환상적으로 결합시킴으로써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애플 마케팅 신화의 비밀


* 감성을 불어넣어라

애플은 기술 중심의 IT제품에 감성을 불어넣어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 영웅이 되라

애플은 경쟁 기업이라는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이 되어서 브랜드 가치를 더욱 상승시켰다.


*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지는 제품 라인업을 만들어라

애플의 제품 라인업은 서로의 판매량을 견인하는 강력한 후광 효과를 가지고 있다.


* 마니아들을 잡아라

인터넷의 발전으로 마니아들의 입소문 마케팅이 강력해지고 있기 때문에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 이야기를 제공해라

마니아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제품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 소재를 제공해야 한다.


* 최고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라

애플은 직영점 사업을 시작하면서 의류업체 갭의 CEO였던 미키 드렉슬러를 영입해서 도움을 받았다.


* 물건이 아니라 경험을 팔아라

애플에서 물건을 사는 순간, 애플과 고객의 관계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고객의 삶에 도움을 주고,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라.


<애플처럼 창조한다는 것은 매주 연재됩니다. 그리고 모바일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러브 아이돌 주식회사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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