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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플래시를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서 많은 논쟁과 논란들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된 문제를 개방이나 폐쇄를 논하면서 선과 악으로 재단하려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이 사건은 철저히 비즈니스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물론 대의 명분을 얻기 위해서 이런저런 거창한 이유들을 대고 있지만 이는 기업간의 문제이고 비즈니스일뿐이라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만약에 아이폰이 별로 팔리지 않았다면 어도비가 신경이나 썼겠습니까?  이번 스티브 잡스의 편지이후 보여준 어도비의 모습 역시 이것이 비즈니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도비가 보여준 모습을 보면 스티브 잡스가 왜 플래시를 거부하는지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애플이 과거 도산할뻔한 위기에 빠진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영리한 전략 때문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원래 베이직 같은 프로그래밍언어를 만드는 회사였고 MS-DOS를 통해서 메이저 업체로 발돋움했습니다.  그때만해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작은 회사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창업 당시부터 전세계의 컴퓨터에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게 꿈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체제 시장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소프트웨어를 장악할 야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응용프로그램은 로터스나 워드퍼펙 같은 업체들이 PC를 장악하고 있었죠.

이때 마이크로소프트는 참으로 영리한 행동을 합니다.

워드나 엑셀 같은 프로그램개발에 있어서 매킨토시에 전력을 쏟습니다.

PC로 나오면 로터스나 워드퍼펙에게 비교당하고 시장을 차지하기 힘들다는 생각으로 경쟁자가 없는 매킨토시에서 힘을 쌓겠다는 전략이었죠.

그리고 이런 노력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관계는 무척 좋았습니다.  그리고 매킨토시 최대의 응용프로그램회사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성장합니다.

이렇게 힘을 기른 마이크로소프트는 MS 오피스 95를 윈도우 95전용으로 내놓음으로써 운영체제 시장과 응용프로그램시장을 천하통일하며 세상에 그 어떤 경쟁자도 남겨두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MS는 매킨토시로 새로운 오피스 프로그램을 내놓지 않으면서 매킨토시 판매량에 치명타를 줍니다.

그리고 그전에 MS의 워드 프로그램이 PC에서는 잘 돌아가는데 매킨토시에서는 형편없이 돌아가면서 이미 애플의 이미지를 추락시키기도 했지요.

당시 애플이 겪은 문제는 이겁니다. 같은 MS의 프로그램인데 PC에서는 쌩쌩날라다니는데 매킨토시에서는 아주 기어다니니 사용자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PC는 빠른데 매킨토시는 형편없는 제품이구나”

자 여러분 근데 마이크로소프트의 저 모습이 지금 누구와 똑같이 않습니까?

예 바로 어도비입니다. 어도비는 창업 당시부터 스티브잡스의 결정적인 도움을 받았고 한때 애플이 주식의 20%를 가질 정도로 친밀한 회사로써 애플이 키워준 회사입니다.

그런데 어도비가 윈도우 플랫폼으로 간것으로 모자라서 상대적으로 애플의 제품에는 소홀했습니다.

특히 플래시의 경우 매킨토시를 거의 신경쓰지 않아서 참 문제가 많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애플이 플래시를 거부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자 플래시는 멀티플랫폼을 지향합니다. 윈도우에서도 돌아가고 맥 OS에서도 돌아갑니다.

만약에 플래시가 윈도우에서는 썡쌩 돌아가는데 맥 OS에 굼벵이처럼 돌아간다면..

사용자들은 맥 OS보다 윈도우가 더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할겁니다. 과거 오피스처럼 말이죠.

이는 애플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실제로 이번에 월스트티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어도비의 플래시가 문제라면 그건 맥 OS때문이라면서 애플을 비난했지요.

애플이 가장 우려하고 듣기 싫어할 치명적인 말을 어도비가 하고 만것입니다. 

맥 OS X은 애플의 주력제품이고 애플이라는 플랫폼의 경쟁력을 구성하는 핵심 상품인데 그걸 플래시에 의해서 상처입고 싶어할까요? 그동안 어도비가 매킨토시 제품에 보여준 성의를 본다면 애플이 플래시를 막는건 자사의 플랫폼을 지키려는 기업의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사항입니다.  이는 개방이나 폐쇄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운영에 관한 문제고 기업입장에서 꼭 고민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자사의 플랫폼에 상처를 입히는 제품을  억지로 허락할 필요는 없습니다. 게다가 자사의 라이벌인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지지하는 상황에서는 더 더욱 말이죠.

구글이 플래시와 같이 작업하는건 거기에 자사의 이익이 있다고 생각해서지 거기에 선이 있다고 생각하는건 아니죠. 플래시에 부정적인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마찬 가지입니다.

결국 플래시를 거부하는 모습에서 저는 다시한번 스티브 잡스 2.0의 영리함을 확인하게 됩니다.

자사의 제품에서 유독 떨어지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멀티플랫폼지향의 프로그램 때문에 회사의 명성에 타격을 준다면 뭔가 해야죠.

또한 이런 민감한 문제에 CEO가 직접 나서서 손에 흙을 묻히는 모습이 참으로 이채롭습니다. 사실 실리콘 밸리라는 곳이 서부시대의 총잡이처럼 서로 으르렁거렸다가 또 나중가면 언제 그랬냐듯 친구가 되는 곳이죠.

결국 지금은 애플과 어도비가 싸워도 또 언제 친구가 될지 모르는게 그쪽 세계입니다. 그냥 비즈니스의 문제로 생각하고 그냥 비즈니스 방식으로 싸우는 것 일뿐 이를 선과악의 싸움으로 보시고 누구하나를 나쁜놈으로 몰아가면서 열 낼 필요는 없을 듯 하네요.

사실 저는 애플과 어도비 두 회사를 참 좋아하는데 좀 안타깝습니다. 두 회사의 연합은 지금 시대에 엄청난 파괴력을 가질텐데 그야말로 형제 같았던 두회사가 이렇게 싸우는걸 보면..

비즈니스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냥 비즈니스라고 생각하는게 더 옳습니다.

유럽 축구경기 보시면 알겁니다. 경기장에서는 완전 죽일놈 처럼 덤벼들고 쌍욕을 하더니 막상 경기장 나오면 서로 농담하면서 친구가 되더군요.

넷스케이프 창업자 마크앤드리센이 얼마나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난 했습니까? 근데 나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를 극찬했지요. 세상이 그런겁니다.

특히 실리콘 밸리는 서로 치고 박고 싸워도.. 그 자체가 하나의 공동체입니다. 비즈니스로 싸우는것일뿐 너무 열내면서 두회사를 변호할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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