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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에서 제품 지향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불문율처럼 꼭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평등문화다. 이는 원래 인텔에서부터 시작된 문화이다. 새로운 기술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IT업계에서는 건설적인 대립이 중요하다. 건설적인 대립은 직위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건설적인 대립은 단순히 회의실에 앉아서 “ 자 여러분 우리 자유롭게 토론해봅시다”라고 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계급장을 떼고 회의를 하자고 해봐야 직원들은 상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직원이 회사 중역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따라가게 되면 그 회사에서 혁신은 일어날 수 없다. 창조나 혁신은 기존의 성공방식이나 고정관념을 타파하는데 있다. 그런데 회사에서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은 과거에 이미 큰 성공을 경험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과거의 성공방식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은 많은 기업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소니는 워크맨이나 TV처럼 아날로그 기술을 성공을 이룬 회사이기 때문에 회사중역들은 아날로그에 애착이 많았다. 그래서 소니의 사업방향도 아날로그 중심으로 세웠다. 반면에 디지털 기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회사의 변방에 머물러 있었고 아날로그 관련부서에서 디지털 사업부로 옮기면 좌천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소니는 과거 성공에 얽매여있었다. IBM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형 컴퓨터에서 성공을 이루었기 때문에 개인용 컴퓨터분야를 천시하였고 애플이 성공을 거두자 그 때서야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혁신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공방식을 파괴해야만 한다. 하지만 회사 임원은 자신의 성공을 만들어준 성공방식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회사의 신진세력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음으로써 회사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건설적인 대립이 일어나야 한다. 


 인텔에서는 이를 위해서 평등문화를 도입했다.  직위에 상관없이 인텔직원이라면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업무공간을 평등하게 할당했으며 주차장이나 식당의 사용에서도 임원들에게 특혜를 주지 않고 직원 모두가 똑같이 이용하도록 했다. 직위에 상관없이 모든 직원이 평등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인텔이 노력을 한 덕분에 인텔에서는 회사에서도 건설적인 대립이 일어날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 역시 평등문화를 지향한다. 애플에 돌아온 스티브 잡스는 임원들의 각종 특혜를 없앴다. 임원이라고 해서 특별히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할 수도 없고 특별 퇴직금도 폐지시켰다. 스티브 잡스 이전의 CEO들은 초호와 사무실에 고액의 연봉과 각종 혜택을 누렸다. 이때문에 그의 전임 CEO였던 길 아멜리오는 도둑경영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애플에 돌아온 스티브 잡스는 길 아멜리오가 쓰던 CEO가 쓰던 사무실이 아니라 회의실 옆에 작은 사무실에서 일했다. 


연봉 역시 단돈 1달러를 받고 솔선수범하게 된다. 고액의 스톡옵션을 나중에 행사 할 수 있었지만 애플은 파산하기 일보직전의 회사였기 때문에 주식은 언제 휴지조각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연봉 1 달러는 스티브 잡스와 애플이 공동 운명체가 되는 상징적인 제스추어였다. 스티브 잡스뿐만 아니라 애플의 모든 직원은 철저한 평등주의에 입각해서 봉급과 주식을 주었다. 스톡옵션은 직원 모두가 한배를 탔음을 알리는 조치였다. 스티브 잡스는 직원들이 더 싼 가격에 스톱옵션을 행사 할 수 있도록 매입가격을 낮췄는데 이를 위해 스티브 잡스는 반대하는 이사들에게 사퇴압력을 넣을 정도로 격렬한 논쟁을 벌어야 했다. 


 애플의 평등문화는 스티브 잡스가 가끔 예외를 만들어 놓았다. 장애인용 주차장 지역에 스티브 잡스가 무단으로 자신의 차를 세우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기업과 비교를 해본다면 이 역시 매우 신기한 상황이다. 과연 한국의 대기업중에서 CEO가 전용 주차공간을 제공하지 않는 회사가 과연 몇군데가 있을까?  스티브 잡스가 장애인 주차 지역에 차를 세워두면 원들은 이를 야유하듯 직원들은 애플의 모토였던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를 패러디해서 Park Different가 적힌 종이를 스티브 잡스의 자동차 앞유리에 끼워둔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의 불법주차는 그에 대한 비난의 단골메뉴이지만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의 기업문화는 다른 애플의 평등문화를 알려주는 일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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