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슈퍼리치2015.08.04 14:09





필자의 생각으로는 구글 창업자들이 에릭 슈미트를 강하게 몰아붙임으로서 첫 만남부터 확실한 주도권을 가지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원래 에릭 슈미트는 강한 자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구글 창업자들이 에릭슈미트를 뽑은 것은 회사 운영에서 지배와 통제권을 빼앗아 가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릭슈미트가 구글의 CEO가 된다고 하자 사람들은 꼭두각시 CEO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직도 상에는 분명 에릭 슈미트가 위에 있지만 구글 창업자들은 에릭 슈미트를 상사로 모실 생각이 아예 없었다. 회사의 중요한 안건은 셋이 합의를 봐야 한다고 했는데 애초에 이는 1:2의 싸움이기 때문에 구글 창업자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고 있었다. 그리고 둘의 지분 역시 50%가 넘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CEO를 해임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에릭 슈미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사이에 이견이 생기면 둘을 중재하는 일정도였다. 에릭 슈미트 역시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CEO가 되어서도 CEO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그리고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행동에도 좀처럼 반대를 하지 않고 가능하면 그들이 원하는대로 회사를 이끌도록 하였다. 투자자들은 경험 많은 CEO가 구글 창업자들을 노련하게 통제하기를 바랬지만 오히려 에릭 슈미트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에 끌려다녔다. 그래서 실리콘 밸리에서는 에릭 슈미트의 모습에 실망했다는 소문도 들었다. 그럼에도 에릭 슈미트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협력자라는 생각으로 앞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묵묵히 일을 하였다. 구글 창업자들이 새로운 CEO때문에 자신들의 통제권과 지배력을 약화되고 싶지 않기를 바랬다면 분명 에릭슈미트는 최고의 CEO였다. CEO 가 아닌 부서장처럼 행동했다는 『구글 웨이』의 저자 리처드 브랜드의 평가를 보면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2년여 동안 75명의 후보들을 퇴짜를 놓은 이유도 분명 타당해 보인다.


주식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구글 창업자들이 얼마나 치밀하고 영리한 사람인줄 알 수 있다. 흔히 사람들은 주식이란 한 사람이 한표의 영향력만 발휘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2004년 주식을 발행할 때 구글은 주식을 클래스 A와 클래스 B로 나누었다. 외부 투자가들이 사는 클래스 A는 한표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지만 내부의 경영자들이 가지는 클래스 B는 클래스 A보다 10배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이는 구글 창업자들이 주주의 간섭을 덜 받기 위함이었다. 


이 때문에 IPO 당시 논쟁이 있었지만 구글 창업자들은 주주간섭을 받지 않는 것이 회사의 미래에 여러가지로 이롭다고 항변한다. 2012년 4월 구글은 2:1로 주식을 액면분할 하겠다고 발표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액면분할하는 주식은 의결권이 없는 클래스 C를 발행할 것이라고 한다.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기 때문에 66%의 회사지분을 가지고 있는 구글 창업자들과 에릭슈미트 회장은 앞으로도 안전하게 구글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일반 주식보다 10배의 의결권을 가진 구글의 창업자들은 사실상 구글을 영구히 소유하고 있고 이번의 액면분할을 통해서 그 지배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 


구글의 방식은 전통적인 자본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구글 이후 실리콘 밸리는 구글의 방식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 상장된 IT 벤처기업인 링크드인, 엘프, 페이스북은 일반주식에 10배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으며 징가는 50배 그리고 그루폰은 무려 150배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창업자들에게 슈퍼 의결권을 주는게 회사에 장점과 단점이 있을 것이고 앞으로 계속될 논쟁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IT 갑부들이 이익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때로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상식의 벽을 뛰어넘고 그것을 합리화 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회는 페이스북을 사례로 창업자의 영리한 투자협상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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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멀티라이터
IT 슈퍼리치2015.08.03 07:30




 사실 IT 갑부들은 수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의 최대치를 얻는데 탁월한 감각이 있어야만 한다. . IT 기업은 벤처로부터 시작되는데 투자를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서 회사의 운명이 좌우된다. 벤처 자본가들은 수 많은 기업가들을 상대하면서 그들 역시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최대치를 얻으려고 하는데 그들과의 관계에 따라서 스티브 잡스처럼 회사에서 쫓겨나기도 한다. 스티브 잡스가 회사에 쫓겨 난 것은 애플에 자금을 투자한 아서록 같은 이사회 멤버들이 존 스컬리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회사에 자본을 투자한 벤처자본가들이 이사회를 장악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을 전문 경영인으로 뽑고 창업자들의 힘을 약화시켜서 회사의 영향력을 키우는 것은 벤처 캐피탈 업체들의 가장 흔한 수법중 하나이다.


하지만 IT 슈퍼리치들은 벤처 투자자들에게도 쉽게 휘둘리지 않았다. 이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IT 슈퍼리치는 단연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다. 벤처 캐피털은 최대한 지분을 많이 확보해서 회사를 좌지우지 하려는데 이런 특성을 간파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직접 벤처 캐피탈의 현황을 알아봤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면 투자를 아예 받지 않을 각오까지 하였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지분의 20% 이하를 넘겨주고 2천 500만달러를 투자금을 조달받으려고 했다. 이는 투자회사가 구글의 가치를 1 억 2천 500만달러로 인정해야 함을 뜻했다. 당시 구글의 실적을 고려하면 터무니 없을 정도로 높은 가격이었지만 구글 창업자들은 자신만만했다. 


그들의 장담했던 대로 실리콘 밸리에서 벤처 캐피탈 업체로 양대산맥을 이루는 클리이너 퍼키스 코필드 앤 바이어스와 세쿼이어 캐피탈로부터 투자제의를 받는다. 클라이너 퍼키스 코필드앤 바이어스는 컴팩, 넷스케이프, 썬, 시만텍, 아마존에 투자를 해서 큰 성공을 거둔회사이고 이어 캐피탈은 아타리, 야후, 시스코에 투자를 하여 대박을 터뜨린 실리콘 밸리 최고의 벤처투자 회사들이었다. 두 회사는 단순히 돈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라이벌 의식과 자존심 경쟁으로 구글에 조금이라도 더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 자신들의 투자만 받으라고 강요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벤처 투자사에 좌지우지 되고 싶지 않았다. 구글 창업자들은 구글에 자금을 투자하였고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앤 바이어스와 세쿼이어의 투자협상을 진행했던 론 콘웨이와 램 슈리람에게 이틀안에 결정을 하지 않으면 두회사로부터 투자를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실리콘밸리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두 투자회사를 거절하는 경우는 일찍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아예 두회사를 상대로 단순한 배짱이 아니라 협박까지 하면서 협상을 주도하였다. 결국 두 투자회사는 구글 창업자들의 엄포에 결국 항복을 하였다. 두 회사는 그 동안의 관례를 깨고 각각 1,250만달러 총금액 2500만달러를 구글에 투자하기로 한다. 두 회사가 가져간 지분은 한 회사당 9%였고 두 회사를 합쳐봐야 18%에 불과했기 때문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지배권 역시 전혀 약화되지 않았다. 이 협상은 당시로 보면 꽤 기념비적인 결과였다. 구글 웨이의 저자인 리처드 브랜트는 이 협상을 통해서 구글 창업자들이 비범한 협상가임을 만천하게 입증한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당시 협상을 진행했던 슈리람은 세르게이 브린이 교활하고 교묘한 협상가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구글 창업자들의 영리함을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두 회사가 투자를 하면서 새로운 CEO를 영입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차일피일 시간을 미루었다. 투자금을 다시 돌려받아야 겠다고 위협을 해도 구글 창업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당시 직원의 증언에 의하면 창업자들은 새로운 경영자를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구글 창업자들은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고 회사를 완전히 통제하고 싶었다. .투자사에는 적당한 사람이 없어서라고 말하였다. 18개월동 75명이 넘는 CEO들을 심사하면서도 말이다. 물론 둘은 기술을 이해하고 뛰어난 리더쉽을 갖춘 사람을 원했지만 구글직원들은 CEO가 영입된 후 투자사들이 쿠데타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애초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자신들의 상사로 CEO를 모셔올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에릭 슈미트가 CEO로 영입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이를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왜냐하면 에릭 슈미트는 검색에 대해서 별로 흥미가 없었다. 그리고 그가 4년간CEO로 재직한 노벨은 한때 파산위기에 몰린 적도 있고 미래역시 별로 밝지 않았다. 회사 내부에서도 에릭 슈미트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에릭 슈미트 스스로도 잘하지 못했음을 인정할 정도였다. 그가 회사를 떠날 때 분기실적은 1억 42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였기 때문에 그가 신생기업 구글로 가는 것은 도망가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에릭슈미트를 선택한 이유는 자신들에게 편안한 상대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에릭슈미트는 검증받은 CEO는 아니었다. 구글 창업자들은 기술을 이해하는 CEO를 원했다는데 실리콘밸리의 경영자중에서 기술을 이해하지 않는 경영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이 엔지니어로 시작해서 CEO가 되기 때문이다. 에릭 슈미트를 선택했을 때 가장 미스터리한 점은 90분동안 치열하게 진행됐던 면접 인터뷰이다. 구글 창업자들은 에릭 슈미트를 만나자마자 그의 행적 하나씩 하나씩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에릭슈미트는 자신의 모든 것들을 비난하는 구글 창업자들이 오만하게 느껴졌고 즉시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서 논쟁을 하게 된다. 많은 책과 언론에서는 구글 창업자들이 에릭슈미트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논쟁을 이끈 이유는 에릭슈미트가 얼마나 대범하게 논쟁을 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한 CEO테스트라고 하는데 오히려 이는 기선제압용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결국 지적인 논쟁의 핵심은 결국 올바르고 타당한 주장을 끝까지 고수하는 것인데 정작 에릭 슈미트에 의하면 구글 창업자들의 주장했던 내용들이 대부분 옳았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투자협상에서 보여준 구글창업자들의 진면목은 다음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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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IT 삼국지2013.04.16 07:23

IT삼국지(10) 준비된 행운의 사나이 에릭 슈미트 





세쿼이아 캐피탈과 KPCB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원하는 대로 백기투항하듯이 공동 투자를 결정했지만 한 가지 조건이 걸었다. 바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을 도와줄 경험 많고 노련한 경영자를 영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IT 기업에서는 삼두체제가 무척 중요하다. IT 기업의 경쟁력은 바로 삼두체제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차고에서 창업할 때만 해도 회사는 동아리 수준에 불과했다. 경영에 무지한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은 사업을 확장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마이크 마쿨라가 없었다면 초창기 애플의 성공도 그렇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이크 마쿨라는 인텔 마케팅 책임자 출신으로 인텔이 주식시장에 상장되면서 백만장자가 된 인물이다.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차고에서 컴퓨터를 만들고 있을 때, 마이크 마쿨라(Mike Markkula)는 회사에서 은퇴하고 수영장이 달린 대저택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이때 마침 마이크 마쿨라는 세쿼이아 캐피탈의 창업자인 돈 밸런타인(Don Valentine)으로부터 애플에 대한 정보를 듣는다. 그는 스티브 잡스의 차고를 직접 방문해서 애플2 컴퓨터를 직접 만져봤다. 


그리고 애플2 컴퓨터의 가능성을 확신하고는 회사 지분의 3분의 1을 갖는 조건으로 9만 1천 달러를 투자한다. 마이크 마쿨라의 합류는 단순히 투자를 받았다거나 사람 하나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드디어 회사가 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구색이 갖춰졌음을 뜻하였다. 마이크 마쿨라 이전의 애플은 동아리였다면 그가 합류한 이후 애플은 정식으로 주식회사가 되었다.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멋진 컴퓨터를 만들었으니 사람들에게 팔기만 하면 된다는 아마추어적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마이크 마쿨라는 뼛속까지 사업가적 마인드를 가진 진정한 프로였다. 마이크 마쿨라는 두 명의 젊은이에게 스승이 되어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방법부터 양복 입는 법까지 가르쳐 주었다. 스티브 잡스는 제품 개발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기획자의 역할을 하였고, 스티브 워즈니악은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내는 엔지니어였으며, 마이크 마쿨라는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의 역할을 했다. 


이러한 삼두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빌 게이츠와 폴 알렌이라는 두 명의 프로그래머가 창업을 했다. 물론 둘 다 프로그래머였지만 빌 게이츠는 비전과 전략을 만들어 내는 기획자의 역할에 가까웠고, 폴 알렌은 엔지니어 역할에 더욱 치중해서 일을 했다. 둘 다 경영에는 밝지 못했다.


 그래서 재무나 회계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곤 했다. 이때 빌 게이츠는 하버드에서 친하게 지냈던 스티브 발머를 떠올렸다. 스티브 발머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해 마케팅 사관학교로 통하는 P&G에서 근무를 하였고, 당시엔 스탠퍼드 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었다. 빌 게이츠는 스티브 발머를 집에 초대해서 극진히 대접한 다음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같이 일하자고 제안했다. 5만 달러의 고액 연봉에 5~10%의 배당금까지 제시하면서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비록 직원 27명의 작은 회사였지만 평소 빌 게이츠의 능력을 높이 샀던 스티브 발머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한다. 스티브 발머의 공식 직함은 비서였다. 이렇게 정식으로 경영을 배운 스티브 발머가 합류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환상적인 삼두체제를 구축하였고 이후 급성장을 이루게 된다.


준비된 사람, 에릭 슈미트


삼두체제는 IT 기업에서 매우 중요한 조직체계다. 두 명의 젊은이가 주축을 이루는 구글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삼두체제를 이룰 경영자의 영입은 불가피했다. 하지만 정작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는 것에 떨떠름했다. 투자를 받고서 퇴짜를 놓은 CEO 후보자들만 해도 75명이 넘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18개월 동안이나 온갖 이유를 들며 코치가 되어 줄 경영자를 뽑지 않았다. 그러나 존 도어(John Doerr)는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CEO 후보들을 물색했다. 


존 도어는 자신의 친구이자 노벨(Novell)의 CEO인 에릭 슈미트(Eric Schmidt)가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까다로운 조건들을 충족시킬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처음에 존 도어가 넌지시 구글에서 면접을 보라고 할 때만 해도 에릭 슈미트는 구글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2000년 11월만 해도 검색이 아니라 포털이 대세였던 때였다. 검색은 인터넷 시대에 일찍 피고 이미 사그라진 사양 사업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런데 검색을 전문으로 하는 구글에서 일을 해보라니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존 도어가 실리콘 밸리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유명인사였던 만큼 에릭 슈미트는 그의 심기를 거스르고 싶지 않았다. 


존 도어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결국 에릭 슈미트는 구글 본사를 방문했다. 그런데 면접을 위해서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에릭 슈미트는 매우 불쾌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20대 중반의 두 젊은이들이 프로젝터를 이용해서 에릭 슈미트의 사진과 약력을 벽에 비춘 것이다. 그리고 느닷없이 그의 과거 행적들과 경영 전략을 신랄하게 비난하기 시작했다. 에릭 슈미트는 순간 당황했지만 바로 제정신을 차리고 바로 반론을 펼쳤다. 원래 예정된 미팅 시간은 45분이었지만, 계속되는 치열한 논쟁이 이어지면서 시간은 두 배로 늘어난 90분간 계속되었다.


 사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에릭 슈미트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존 도어의 제안을 거절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면접을 보려고 했다. 그런데 90분간의 지적인 전투 후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드디어 자신들에게 맞는 경영자를 발견했다고 생각했다. 특히 에릭 슈미트가 마음에 든 결정적인 이유는 그가 자신들과 같은 엔지니어라는 점이었다. 


에릭 슈미트는 프린스턴 대학교의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처럼 아버지가 대학 교수였다. 그는 1983년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에 입사하여 14년간 재직하면서 자바(Java) 개발을 진두 지휘하였다. 최고 기술 책임자로 근무하던 그는 1997년 노벨의 CEO로 취임하게 된다. 2001년 2월, 구글은 에릭 슈미트에게 CEO 자리를 정식으로 제안한다. 첫 만남 이후 구글을 매력적으로 생각하던 에릭 슈미트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다음 달 3월에 회장이 되었고, 8월에 정식 CEO가 되었다. 


래리 페이지는 제품 부분 사장을, 세르게이 브린은 기술 부분 사장을 맡으면서 드디어 구글도 이제 완벽한 삼두체제를 완성하였다. 구글의 삼두체제가 완성되면서 회사는 비로소 동아리에서 정식 회사가 되는 변화를 겪게 된다. 불필요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비효율적이었던 회의 방식을 폐지하고 에릭 슈미트가 직접 회의를 주도했다. 또한 구글이 헤지펀드를 해야한다는 세르게이 브린의 아이디어에 따라 회사 운영에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들은 아예 싹부터 잘라 버렸다. 


또한 회사 재정에도 적극 관여하여 직원들에게 나눠준 신용카드를 몽땅 회수하기도 했다. 그리고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탐탁치 않아 하던 언론이나 외부와의 미팅을 에릭 슈미트가 대신하였다. 아울러 구글이 제대로 된 회사로 운영되도록 각종 체계를 바로 잡으면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일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도록 냉철하고 차가운 감독관의 역할도 하였다. 자유분방하기만 했던 구글의 문화에 책임감과 진지함을 강조한 에릭 슈미트의 노력은 즉시 효과를 발휘했다. 1998년 창업 이후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했던 회사가 그가 합류한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정식 CEO로 취임한 이후 구글의 순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06년에는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하는 올해의 CEO로 뽑히기까지 하였다. 


사실 에릭 슈미트가 엄청난 행운의 사나이인 것은 분명하다. 에릭 슈미트가 CEO로 재직하는 동안 노벨의 실적은 형편없었으며 심지어 파산 직전에 다른 회사에 합병되는 상황을 맞이한 상태였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기가막히게도 구글로부터 CEO 제안이 들어온 것이었다. 그리고 에릭 슈미트가 합류한 이후 단 한 달 만에 흑자를 기록한 것도 엄밀히 말하면 그의 공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원래 구글의 창업자들은 광고에 부정적이었다. 검색 결과에 유료 광고를 보여주는 것을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광고가 검색의 순수성을 훼손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구글에 광고를 접목하는 것을 완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수입보다도 지출이 많아지면서 현금이 갈수록 고갈되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뭔가 새로운 수익 모델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그동안의 고집을 꺾고 구글의 검색 결과에 광고를 싣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에릭 슈미트가 합류하기 이전인 2000년 10월, 고객이 검색한 키워드에 따라서 광고를 보여주는 애드워즈(AdWords) 서비스가 런칭되었던 것이다.


 하루 6,000만 건의 검색 건수를 기록하던 구글은 광고 시장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냈고, 에릭 슈미트는 에드워즈의 성공이 결실을 맺을 때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구글에 합류했던 것이다. 구글 이전에 에릭 슈미트는 성공한 기업을 직접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그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이 많았다. CEO로 재직했던 노벨에서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다가 구글을 만나고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니 에릭 슈미트에게 행운이 따른 것이라고 주장할 만도 하다. 


하지만 사업가에게는 항상 행운이 따라야 한다. 에릭 슈미트는 적당한 때와 적당한 장소에 있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뛰어난 능력을 갖춘 천재들이었지만 그들을 보완해서 삼두체제를 구성할 사람이 필요했고, 에릭 슈미트가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삼두체제의 한 축이 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중요하다. 또한 에릭 슈미트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도맡아 했다. 분명한 것은 적자에 시달리던 구글이 에릭 슈미트의 합류 이후 급속도로 안정을 찾았고 극적인 실적 향상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렇게 2001년 이후 9년을 넘게 누구보다도 까다로운 사람들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삼두체제의 한 축을 담당하며 별다른 문제 없이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는 에릭 슈미트는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는 오랜 격언에 딱 맞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 소프트의 천하 삼분지계를 다룬 IT 삼국지 이야기는 다음에도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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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멀티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