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제품발표회는 일반인들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최신의 기술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한편 애플의 제품이 최고라는 것을 이해시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어려운 기술적인 용어를 일반인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최고의 방법은 역시 비유이다. 스티브 잡스의 뛰어난 말솜씨에는 바로 적절한 비유법이 한몫하고 하고 있다. 


2007년 맥월드에서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의 CPU를 인텔 프로세서로 교체하는 작업을 이야기하면서 거대한 심장이식 수술이라고 표현하였다. 일반인들은 CPU의 교체가 부품 하나 바뀌는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스티브 잡스는 심장이식수술로 비유함으로써 애플이 그야말로 큰 작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제대로 알릴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발표할 때 역시 기존의 모바일 인터넷을 베이비 인터넷이라고 말하고 아이폰을 빅 보이 인터넷이라고 표현했다. 베이비 인터넷은 말 그대로 인터넷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기존 모바일기기를 빗대에서 표현한것이고 빅보이 인터넷은 아이폰의 뛰어난 인터넷 기능을 비유한 것이었다.


스티브 잡스가 비유법이 뛰어 난 데는 일반사람들이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았던 때에 개인용 컴퓨터를 팔아야 했던 상황도 한몫하고 있는듯하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창업할 때만해도 사람들은 컴퓨터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몰랐던 시기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는 비유법을 통해서 컴퓨터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려고 노력하였다. 스티브 잡스는 광고에 출연해서 컴퓨터가 자전거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인간이 원래는 가장 효율이 낮게 이동하는 동물이었지만 자전거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동물이 되었다면서 애플이 만드는 컴퓨터는 인간의 지성과 창조성에 자전거와 같은 존재라고 말하였다. 1985년 플레이 보이 인터뷰를 보면 스티브 잡스의 뛰어난 화술과 함께 훌륭한 비유들을 만날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워즈니아과 함께 시작한 혁명이 무엇인지 질문을 듣자 다음과 같이 답한다. 


“우리는 100여 년전 석유혁명의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석유 혁명은 우리에게 자유로운 기계에너지를 선사하였죠. 이것은 우리의 사회의 곳곳을 바꿔버렸어요. 정보혁명은 자유 에너지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지적 에너지 혁명입니다. 우리의 매킨토시 컴퓨터는 100와트짜리 전구보다 전력을 덜 소모합니다. 이것은 당신에게 시간을 절약 시켜줄 수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에서 20년 또는 50년이 지나면 무엇을 할 수 있게 될까요? 이 혁명은 석유혁명을 압도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맨앞에서 서있습니다. “


스티브 잡스는 자신들이 일으키고 있는 혁명을 석유혁명에 빗대어 설명함으로써 지금 세상에 정말 중요한 변화가 있음을 알릴 수 있었다. 또한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를 전화기에 비유함으로써 기존 제품과는 차별화된 컴퓨터가 등장했음을 정말 기가막히게 설명해낸다.


“생산성을 늘리기 위해서 모든 책상위에 IBM PC를 올려놔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그렇게는 안될겁니다. 왜냐하면 명령어들을 일일이 배워야 하거든요. 가장 유명한 워드프로세서인 워드스타의 매뉴얼은 400페이지가 넘습니다. 당신이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소설을 읽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미스터리처럼 읽혀 질겁니다. 더 이상 모스부호외우지 않는 것처럼 앞으로 컴퓨터 명령어도 배우지 않게 될 겁니다. 매킨토시가 이와 같습니다. 매킨토시는 컴퓨터 산업의 첫번째 전화기입니다. “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 이전의 컴퓨터는 마치 모스부호를 알아야만 통신을 할 수 있던 전신기였다면 매킨토시는 아무런 명령어를 익힐 필요가 없는 전화기로 비유를 함으로써 매킨토시가 얼마나 획기적인 제품임을 강조할 수 있었고 전신기에서 전화기로의 변화만큼 매킨토시 대단한 일을 해내었음을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스티브 워즈니악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둘은 각자의 궤도를 가지고 있는 행성으로 자주 교차하는 경우가 많다고 비유를 통해서 멋지게 설명했다. 스티브 잡스는 적절한 비유를 통해 상대가 반박 할 수 없게 만드는 촌철살인의 대가이기도 하다. 2006년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아이포드가 엘리자베스 여왕이나 딕 체니도 아이팟을 쓸정도로 대중적인데 어떻게 쿨하다고 할 수 있냐고 질문을 받자 스티브 잡스는 다음처럼 간단한 예를 든다. 


“그것은 마치 모든 사람이 입술을 가졌다고 해서 당신은 애인과 키스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말이 안됩니다. “


Good for the Soul’, Steven Levy, NewsWeek, 2006년 10월 15일


미래 비전을 설명할 때 역시 비유법은 요긴하게 사용된다. D8 컨퍼런스에서 스티브 잡스는 농경국가일 때는 사람들이 트럭을 사용했지만 도시가 발전하면서 승용차가 더 많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면서 PC는 트럭처럼 될 것이라고 말한다. 트럭처럼 계속 사용되겠지만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스티브 잡스의 뛰어난 비유능력을 이야기하면서 한가지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글이 하나더 있다. 90년대 중반 스티브 잡스는 오브젝트 지향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선보이게 된다. 당시 이 기술은 대중화되지 않은 신기술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개념이었다. 사실 이 용어는 매우 전문적인 지식을 가져야만 이해를 할 수 있는 기술인데 1994년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스티브 잡스는 오브젝트 지향의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소개하였다. 아래에 그 내용을 소개해본다. 어떤분들에게는 이해가 갈수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을 것이다. 이해를 하게 되는 분들은 스티브 잡스의 비유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오브젝트는 사람과 같습니다. 그들은 살아서 숨을 쉽니다. 오브젝트 내부에는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메모리도 가지고 있어서 기억도 할 수 있습니다. 낮은 수준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여기에서 하는 것처럼 추상화된 고수준으로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내가 당신의 세탁 오브젝트라고 생각해보세요. 당신은 내게 당신의 더러워진 옷을 보내주면서 세탁을 부탁합니다. 나는 샌프시스코에서 가장 뛰어난 세탁소를 압니다. 나는 영어를 말할 수 있고 주머니에는 돈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거리에 밖에 나가서 택시를 잡고 운전사에게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세탁소로 가자고 말을 합니다. 나는 세탁소에서 옷을 세탁하고 다시 택시에 타서 돌아옵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세탁된 옷을 주면서 이렇게 말하겠죠.


“여기 세탁된 옷이요 “


여러분은 내가 어떻게 세탁을 했는지 알 필요가 없어요. 세탁소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도 되요. 만약에 프랑스어를 쓴다거나 택시를 잡을지 몰라도 됩니다. 당신은 돈을 지불 할 수 없다거나 주머니에 달러가 없어도 됩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아무것도 알 필요가 없습니다. 복잡한 모든 것은 내 안에 숨겨져 있습니다. 우리는 추상화된 높은 수준에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오브젝트입니다. “


<다음회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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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자랑을 할 때는 수치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숫자 이상의 그 무엇으로 자신을 높이려고 노력한다. 플레이 보이 인터뷰를 보면 그의 성향이 잘 드러난다. 1985년 플레이보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컴퓨터의 성공을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1976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해서 우리는 20만달러를 벌었습니다. 197 7백만 달러의 수입을 얻었죠. 그건 정말 대단했습니다. 1978 우리는 1700만달러를 1979년에는 4,700만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우리모두는 뭔가 되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1980 우리는 1 1700만달러를 1981년에는 3 3,500만달러를 1982년에는 5 8300만달러를 1983 9 8500만달를 벌었습니다. 올해는 15억정도가 될것같습니다. “

 

(Interview with 29yearold Zillionaire Steve Jobs of Apple Computers, PLAYBOY, 1985 2)

 

스티브 잡스가 창업 이후에 벌어들인 수입들을 쉬지 않고 단번에 말하자 인터뷰를 하던 기자도 놀랐는지 그런 수치들을 잊지 않고 다 외우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이미 숫자로 자랑할 것을 다한 스티브 잡스는 마치 수치는 관심꺼리가 아닌 듯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건 단지 기준일뿐이죠. 가장 훌륭했던 일은 1979년에 교실에 들어갔을 입니다. 15대의 애플컴퓨터들이 있었고 아이들이 그것들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것들 이야 말로 매우 의미가 크죠

 

스티브 잡스는 수치로 자랑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최대한 이를 강조하지만 단순히 장삿꾼처럼 비추는 것을 경계하고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사람임을 어필하려고 한다.

 스티브 잡스가 인터뷰에서 들려주기 좋아하는 것중에 하나가 애플이 무상으로 컴퓨터를 기증한 사실이다. 애플은 아이들은 기다릴수 없어(Kids can’t wait)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학교에 1만대의 컴퓨터를 기증하고 무료 교육까지 시켜주었는데 덕분에 애플이 교육용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데 큰 역할을 하였고 스티브 잡스는 이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1997년 애플에 돌아온 스티브 잡스는 보스턴 맥월드에서 애플의 경쟁력있는 사업분야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두번째 시장은 특히 마음에 두고 있는 분야입니다. 바로 교육분야입니다. 애플은 교육에 첫번째로 컴퓨터를 제공한 회사입니다. 지금 내가 여러분들에게 한가지 물어보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교육회사가 어디일까요? 대답은 애플입니다. 애플은 교육분야에서 가장 세계최대의 공급자입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교육회사입니다. “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돈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회사로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2010 D8 컨퍼런스에서인터뷰에서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을 추월한것에 대한 소감을 묻자 환상적이기는 하지만 그건 별 의미 없다면서 무관심한 듯 대답을 한다. 스티브 잡스는 돈 때문에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쿨한 사람임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플랫폼 전쟁을 펼쳤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마 그래서 우리가 패한거겠죠

 

D8 컨퍼런스에서 스티브 잡스가 위의 말을 하자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 마치 위의 이야기를 들으면 돈이나 기업간의 경쟁에는 달관한 사람처럼 말이다. 스티브 잡스는 다음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도 우리는 단지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 싶을뿐입니다. 우리는 어떡하면 더 나은 제품을 만들수 있는지만 생각합니다.” 라면서 마치 기업가보다는 경쟁보다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열정을 다하는 예술가처럼 답변하였다. 한번은 타임지 인터뷰에서 월스트리트 저널이 애플을 디지털 흥행주라고 지칭했다면서 이에 대한 소감을 물어보자 스티브 잡스는 아래와 같이 답하였다.

 

저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카니발이라도 운영한답니까? 우리가 애플에서 하는일은 매우 간단합니다. 우리는 제품을 발명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개인용 컴퓨터와 개의 최고 소프트웨어를 만듭니다. 최고의 휴대용 MP3/뮤직 플레이어도 만들었죠. 그리고 우리는 이제 세계 최고의 온라인 음악 스토어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그냥 제품을 만들뿐입니다. 나는 흥행주(impresario)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제품을 만들고 이를 세상에 내놓으면 사람들은 그것을 사용합니다. “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사업가보다는 무엇인가를 만든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애플을 그만둘 때 스티브 잡스는 1985년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내가 최고 잘하는 것은 새로운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내가 즐기는 것입니다. 나는 재능있는 소규모팀과 일하는 것을 잘하고 즐깁니다. 그런 방법으로 나는 애플2 매킨토시를 만들었습니다. “

 

Jobs Talks About His Rise and Fall,Jobs Talks About His Rise and Fall,  Gerald C. Lubenow and Michael Rogers, NewsWeek, 1985 9 30

http://www.newsweek.com/1985/09/30/jobs-talks-about-his-rise-and-fall.html

 

 

뉴스위크와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스티브 잡스가 돈이 아니라 꿈을 쫓아가는 사람으로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는 단순히 돈을 쫓는 사업가가 아니라 제품의 발명가로 어필하는 만큼 그가 힘을 주면서 자주 이야기하는 것은 애플이 혁신을 이루어낸 것을 설명할 때이다. 2010 D8컨퍼런스에 참석한 스티브 잡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우리는 이런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3.5인치 플로피를 우리가 대중화시켰고 최초의 아이맥에서는 플로피를 제거했습니다. 우리는 직렬과 병렬포트를 없애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아이맥에서 USB 처음 보았을 겁니다. 우리는 맥북에어에서 옵티컬 드라이브를 최초로 버렸습니다. 우리가 이런일을 사람들은 우리가 미쳤다고 합니다. “

 

스티브 잡스는 혁신자로써의 자신을 강조하는 스티브 잡스는 최초, 혁명, 같은 말을 자주사용한다. 아이폰을 내놓을 때는 인터페이스에서 23년만의 최대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브 잡스는 혁명만큼이나 재발명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에 대해서는 개인용 컴퓨터를 재발명하였다고 하고 아이폰에서는 휴대폰을 재발명했다고 말한다. 시대를 앞섰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가 다른회사보다 몇 년을 앞섰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아이폰을 발표할때는 다른 회사보다 5년을 앞섰다고 하였고 픽사에 대한 인터뷰에서는 다른 어떤 회사보다 분명 10년은 앞서있다고 강조하였다.

혁신성을 강조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모방자에 대해서 언급을 하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혁신이 리더와 모방자를 구분한다는 말을 하였다. 혁신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모방자가 필요한다. 그리고 모방자로 자주 언급되는 회사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이다. 스탠포드 대학교 연설에서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리드 칼리지에서 서체를 배운 이야기를 하면서 윈도우는 맥을 카피했기 때문에 자신이 서체를 배우지 않았다면 개인용 컴퓨터들은 다양한 서체를 갖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1994년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스티브 잡스는 좀 더 노골적으로 자신의 혁신성을 암시한다.

 

마이크로 소프트가 맥을 카피할 있었던 것은 맥이 발전을 못했기 때문입니다. 맥은 지난 10년간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대략 10% 정도 변했을뿐이죠. 애플은 종이 호랑이가 전락해 버렸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을 베끼는데 10년이 걸린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애플은 동정할 가치가 없어요. 그들은 연구개발비로 수억달러를 썼습니다. 하지만 결과물들이 없습니다. 그들은 오리지널 이후로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을 비난하는 내용이지만 우리는 스티브 잡스의 말에서 맥을 만들어낸 혁신자로써의 스티브 잡스의 모습을 떠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혁신자로써의 스티브 잡스 이미지를 더 강화시켜 주는 것은 그의 뛰어난 미래 예측능력이다. 1990년대 중후반에는 인터넷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다녔다. 2000년대에는 스티브 잡스는 디지털 라이프를 예견하였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현실이 되어버렸지만 과거 스티브 잡스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그가 정말 미래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통찰력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는 이미지는 단순히 돈을 쫓는 장사꾼을 넘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혁신가이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혁신가가 되고 싶어한다. 2006년 뉴스크위크와의 인터뷰는 그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음악이 아이팟의 중심이 되지 않는 날을 상상하기 힘듭니다. 아이팟은 매우 오래, 오래, 오래, 오래 음악으로 남을겁니다. 음악이 정말 중요한 시기에 성장기를 보낸 저는 매우 운이 좋습니다. 저의 배경때문이 아니라 음악은 정말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중요합니다. 음악은 정말로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한동안 음악에 대한 중요성이 빛을 바랬지만 애플이 음악을 의미있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삶에 되돌려 놓았습니다. 음악은 우리안의 깊은 곳에 있지만 음악을 듣지 않아도 하루, 한주, 한달, 일년동안 살수 있습니다. 아이포드는 수천만명의 사람들을 변화시켰습니다. 그것이 저를 정말 행복하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음악은 영혼에 좋은 거잖아요.“

 

Good for the Soul’, Steven Levy, NewsWeek, 2006 10 15

 

숫자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숫자만 강조하게 되면 결국 경제적인 성공을 자랑하는 장삿꾼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는 숫자 이외에도 자신의 이상과 가치 그리고 비전들을 열정적으로 이야기한다. 이러한 노력덕분에 스티브 잡스는 단순히 돈 많은 갑부의 이미지보다는 혁신가로써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아 올 수 있었던 것이다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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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는 화술이 필수다.


기획을 훌륭하게 완수 해내기 위해서는 “말”을 잘해야 한다.  실체가 없이 아이디어만 있는 상태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자신의 머리속에 있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로 훌륭하게 표현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획을 잘하는 사람들은 말을 잘한다. 실체화되지 않은 기획안을 마치 현실속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들을 가지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기획을 잘 할 수 있는 그 뛰어난 화술덕분이다. 스티브 잡스에게는 현실 왜곡의 장이라는 무기가 있다.  


현실 왜곡의 장이란 지금 현재 스티브 잡스와 함께 있는 곳이 회사 사무실일지라도 스티브 잡스가 원하기만 하면 말을 듣는 사람들이 식당이나 교회라고 믿게 만드는 뛰어난 능력을 빗댄 용어였다.  그런데 기획에는 현실 왜곡의 장이 필요하다. 눈앞에는 없지만 그게 마치 우리앞에 펼쳐져 있고 그것을 만들기만하면 성공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을 팀원들에게 심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현실 왜곡의 장을 만들어낼 정도로 매혹적인 그의 화술은 어떤 상황에서도 스티브 잡스가 원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스티브 잡스가 넥스를 진두지휘할 당시 픽사와 관련된 보고는 애드캣멀과 앨비 스미스로부터 정기적으로 보고를 받았다.  애드캣멀과 앨비 스미스는 대화가 항상 스티브 잡스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자 나름대로 작전을 세운다.  스티브 잡스의 화술에 넘어간다 싶으면 서로가 귀로 신호를 보내서 서로 정신을 차리기로 했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고 대화는 항상 스티브 잡스가 말하고 싶은데로 흘러갔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가 말하는 방식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한가지 꼭 명심해야할 것이 있다. 스티브 잡스의 뛰어난 화술에는 이야기의 내용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하겠지만 눈빛과 제스추어 그리고 말의 억양, 리듬, 크기, 속도등 다양한 요소들이 조화를 이룬 결과이기도 하다. 그런데 상대를 사로잡는 매혹적인 말재주의 핵심은 바로 열정이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다. 좋다고 생각하면 세계 최고의 아첨꾼이 되어서 칭찬을 하고 싫으면 욕을 해서라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그가 무엇인가를 좋아한다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다. 그의 말은 겉과 속이 다르지 않고 내면에서부터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프리젠테이션에서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을 보면 그가 정말 자신이 만든 제품을 사랑하고 있다는게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스티브 잡스는 제품개발의 최전선에서  진두지휘를 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제품은 스티브 잡스에게 자식과 같은 존재이다. 스티브 잡스가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은 영락없이 부모가 사랑스런 자기 자식을 다른 사람한테 자랑하고 싶어서 안달난 부모의 모습이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땀과 노력으로 자신이 정말 사랑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이 제품을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그게 제품에 대해서 사랑하는 마음은 고스란히 열정으로 승화되어서 프리젠테이션을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 프리젠테이션에서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하고 있는 말에 확고한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그가 말을 할 때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게 만들어 준다.  결국 스티브 잡스처럼 말을 잘하고 싶다면 우선 스티브 잡스처럼 말에 열정을 담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머리보다 가슴으로 호소한다.


스티브 잡스는 무엇인가를 자랑하는 데는 도가 튼 인물이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되는 프리젠테이션은 결국 그의 제품이 얼마나 훌륭한지를 대내외에 자랑하는 무대이다. 스티브 잡스가 남들에게 자랑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은 숫자를 활용하는 것이다. 프리젠테이션의 시작은 항상 그의 인사와 함께 숫자의 향연이 펼쳐진다. 아이패드 발표회에서는 284개의 애플 스토어를 오픈 했음을 알리고 5000만명이 방문했다고 말한다. 애플의 앱스토어는 14만개의 앱이 올려졌고 30억다운로드가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아이폰4가 발표되었던 2010년 WWDC에서는 57개국에서 5200명의 컨퍼런스에 참석했다면서 8일만에 표가 다 팔린 사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는 단순히 숫자만 나열하지 않는다. 아이패드가 200만대를 판매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는 3초에 한대씩 팔린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데 이는 추상적으로 다가 올 수 있는 숫자의 의미를 더욱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아이패드의 다운로드수가 3천 5백건을 기록했다고 했을때는 기기당 17회의 다운로드가 이루어졌다고 풀어서 설명해주었다. 2007년 아이폰을 발표했던 맥월드에서도 스티브 잡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아이튠의 성장률과 20억곡의 노래가 판매된 것에 대해서 행복함을 느낍니다. 우리는 매일 500만곡의 노래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이는 매일, 매시간, 매초마다 58곡이 팔리고 있음을 뜻합니다. “


2008년 맥월드에서는 스티브 잡스는 발매 90일이 된 아이폰이 4백만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발표하는데 이는 매일 2만대씩 판매되었음을 뜻한다고 부연 설명해주었다. 숫자에 의미를 담는 것은 기술사양을 공개할 때도 잘 드러난다. 2001년 당시로서는 대용량이었던 5GB하드디스크를 채용한 최초의 아이팟을 발표하면서 “천곡의 노래를 당시의 주머니속에(1000 Songs In Your Pocket)속에라는 슬로건을 들고나왔다. 5GB라는 하드디스크 용량만으로는 그 의미가 매우 추상적으로 다가오지만 애플이 들고나온 슬로건을 통해서 그 의미가 훨씬 쉽게 다가올 수 있었다. 


 2005년 스티브 잡스는 30GB라는 대용량의 하드디스크를 채용한 아이팟을 발표한다. 이때 스티브 잡스는 30GB를 채용한 아이팟은 7,500곡의 노래와 25.000장의 사진 그리고 75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저장할 수 있다면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또한 아이패드의 배터리 시간을 이야기할 때 스티브 잡스는 10시간동안 동영상을 볼 수 있다면서 이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도쿄로 가는 동안 내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스티브 잡스의 노력은 망막을 뜻하는 레티나에서도 잘 드러난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라는 용어는 머릿속에서 쉽게 잊혀질 수 밖에 없는 기술사양을 가슴으로 먼저 와닿게 만들어준다. 아이폰4는  960*640이라는 뛰어난 해상도를 들고 나왔다. 해상도는 화면전체에 표시되는 픽셀의 개수이다. 픽셀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정교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960*640이라는 해상도는 인치당 326픽셀을 표현할 수 있는데 이 숫자만으로는 어떤 감흥을 느끼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 하다.  분명 좋아진 것은 알겠지만 그게 얼마나 대단하지는 감이 오지 않는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처음으로 아이폰4를 발표하는 자리였던 2010년 6월 WWDC에서 스티브 잡스는 망막의 뜻을 가진 레티나 디스플레이라는 신조어를 들고 나온다. 키노트 연설에서 스티브 잡스는 960*640의 해상도는 기존 제품에 비해 4배가 향상되었음을 밝히며 비교를 통해서 해상도가 높아지면 문자가 얼마나 더 깨끗하고 정교하게 표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정도는 해상도가 좋아지면 느낄 수 있는 차이이다. 하지만 여기에 스티브 잡스는 한마디를 더 추가함으로써 960*640이라는 해상도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스티브 잡스는 인치당 300픽셀이 인간의 망막이 구분할 수 있는 매직넘버라고 말한다. 애플이 왜 아이폰4의 디스플레이에 레티나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인간의 망막은 인치당 300픽셀까지만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인치당 326픽셀을 표현할 수 있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대단한 능력을 가진 제품이라는 뜻이 되어버린다. 덕분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선명한 인쇄물을 보는 것 같은 쾌적함을 준다고 스티브 잡스는 부연설명을 해준다. 960*640이라는 숫자로 끝날 수 있었던 기술사양이 레티나 디스플레이라는 이름을 가지면서 아이폰4는 인간의 망막을 뛰어넘는 매우 특별한 해상도를 갖춘 제품으로 세계인들에게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애플2로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개척하고  매킨토시로 그래픽 기반의 운영체제 시장을 열었으며 레이저 라이터로 전자 출판혁명을 일으켰으며  토이스토리로 3D영화 시대를 창조하더니 아이팟으로 음악시장을 송두리째바꾸었고 아이폰으로 휴대폰의 혁신을 일으키고 아이패드로 다시한번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낸 스티브 잡스를  위대한 기획자의 측면에서 분석한 "기획의 신 스티브 잡스" 이야기는 다음에도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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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멀티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