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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이야기2010.12.14 15:47


애플의 몰락을 설명할 때 IBM이라는 존재를 빼고서 설명할 수는 없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로부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IBM이라는 거인을 잘 이용했기 때문이다. IBM이 개인용컴퓨터 시장에 진출하기 전해인 1980년의 경우 IBM의 매출은 애플보다 매출이 무려 200배가 넘었다. 또한 애플이 매킨토시를 내놓을 때는 IBM의 연구비가 애플에 비해 100배가 넘을 정도였다. 특히 IBM은 컴퓨터에 대한 모든 것을 개발하고 있던 회사인 동시에 컴퓨터에 대한 모든 것을 지배하던 회사였다. 그래서 IBM이 제시하는 기술은 곧 표준이 되었다. 이는 PC가 등장할 때 도 마찬가지였다. IBM-PC가 처음 나왔을 때 애플에서는 이를 해부해보고서는 안심을 했다. 왜냐하면 IBM이라는 명성에 비해서 제품은 별로였고 가격도 너무 비쌌다. 하지만 IBM-PC가 나오자마자 매진행렬을 기록한다. IBM-PC가 등장했을 때 50여개의 회사가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고 있었지만 IBM-PC에 의해서 하나 둘 몰락하더니 1984년에는 애플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IBM-PC의 성공은 기업용 시장에서의 활약 덕분이었다. IBM은 이미 많은 기업들과 거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업들에게 개인용 컴퓨터를 팔기가 더욱 쉬웠다. 이에 비해서 애플은 지금도 그렇지만 기업용 시장에서는 유독 약한 기업이었다. 회사에서 IBM-PC를 사용하던 직장인이 집에서 컴퓨터를 살 때는 당연히 자신에게 익숙한 IBM-PC를 구매했다. 이러한 후광효과덕분에 IBM-PC의 판매율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으며 1990년에는 이미 IBM 호환 PC의 점유율이 90%에 이르렀다. 애플은 다행히 매킨토시를 통해서 그래픽 디지이너와 같은 전문직을 위한 컴퓨터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점유율은 10% 내외로 작지만 수익률이 높은 회사로 명맥을 겨우 유지할 수 있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한 절대 왕권은 엄밀히 말하면 애플에게서 빼앗은 것이 아니라 사실은 IBM에게서 빼앗은 것이다. PC부분에서 권력을 잃은 IBM은 그후 타도 마이크로소프트를 외치며 파격적으로 애플과 동맹을 구성한후 함께 운영체제도 개발하고 파워맥을 공동으로 제작하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결국 PC 시장에서 아예 철수를 선언하고 만다. 

IBM PC 연합군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를 책임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하드웨어 부분의 두뇌를 맡은 인텔로 이루어졌다. 인텔 역시 애플이 IBM-PC에 패배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원래 매킨토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하드웨어적으로도 IBM-PC보다 뛰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1994년 3월 애플은 파워 PC 칩을 장착한 파워맥 6100을 내놓았는데 이는 기존의 매킨토시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에 가격도 저렴했다. 그래서 회사의 매출은 급증하였고 애플은 다시 부활하는듯 싶었다. 하지만 1994년 말경에 파워맥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면서 가격도 천달러가 넘지 않는 윈도우기반의 PC가 등장했다. 여기에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업체인 인텔의 활약이 컸다.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능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하드웨어적으로도 매킨토시가 밀리게 되었다. 애플로써도 더 이상 인텔과 경쟁 할 수 없음을 알 게 되었다. 하지만 애플이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채택하면 매킨토시의 구조자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운영체제와 응용 소프트웨어는 대대적인 수정작업이 필요해졌다. 또한 인텔과 손잡는 것은 애플의 정체성을 잃는 것과 같았다.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채택하면 매킨토시와 윈도우 PC는 하드웨어적으로 동일해진다. 단지 두개의 컴퓨터는 운영체제만 달라질뿐이었다. 그리고 인텔은 매킨토시 마니아들에게는 마이크로소프트처럼 공적이었다. 적과 손을 잡는 것을 애플 마니아 들이 얼마나 이해를 해줄지도 미지수였다. 실제로 스티브 워즈니악은 이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할정도였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를 인텔로 이주시키는 과감한 결정을 내린다. 처음에는 이에 대한 논란이 한바탕 벌어졌고 중간에 많은 난제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애플과 인텔은 찰떡 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인텔은 애플을 위해서 특별히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까지 해줄 정도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노트북으로 세계인들의 시선을 집중 시켰던 맥북 에어는 인텔과 애플의 합작이 아니었으면 탄생할 수 없는 작품이었다. 인텔은 애플에게 최혜국 대우를 하며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애플에게는 이제 한가지 근심거리가 사라진 것이다. 하드웨어 성능으로 인해서 과거처럼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연합에게 밀릴 일은 없어졌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연합도 사실상 종말을 고하게 되었다.

 또한 애플은 구글이라는 동맹을 얻음으로서 마이크로소프트를 포위할 수 있었다. 구글의 CEO인 에릭슈미츠가 애플의 이사가 됨으로써 두 회사는 반 마이크로소프트 동맹관계를 맺고 긴밀한 협력을 이루어냈다. 에릭 슈미츠는 2007년 아이폰이 처음으로 발표되던 맥월드에서 애플과 구글이 합병을 하면 AppleGoo로 부르는 것이 어떻겠냐며 농담을 할정도였다. 지금은 아쉽게도 깨져버린 동맹이지만 구글 이라는 존재는 사실 애플에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만약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와 1:1로 싸운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강력한 시장 지배력에 의해서 바로 타격을 입었을테지만 구글이 전선을 훨씬 넓혀높으로써 애플에게 숨통을 마련해주었다. 또한 전술적으로도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경쟁사이에서 이득을 취할 수도 있다. 현재 시장을 냉정하게 살펴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정면전쟁이고 애플은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체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그런데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5%로 사실상 승부가 결정난 분야다.

그럼 이번에는 스마트폰 시장을 생각해 보자. 점유율이 아니라 BMW처럼 프리미엄 시장을 노리는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서 스마트폰에서 고가시장을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강력한 브랜드와 뛰어난 디자인으로 마치 비싼 명품백이 팔리는 것처럼 애플 제품이 강세를 누릴 것이다. 문제는 중저가 시장인데 이곳이야 말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한판 전쟁이 일어날 곳이다. 그런데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매우 치명적이면서도 파괴적인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다. 바로 무료로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는 것이다. 이는 유료로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여간 신경쓰이는 일이 아니다. 자신들의 사업모델자체가 상처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돈을 버는 것은 윈도우와 MS 오피스를 유료로 판매하는 것인데 이제 구글은 그것들을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스마트폰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무료로 공급되는 구글 오피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문제는 소비자들이 공짜에 길들여지게 되면 유료로 소프트웨어를 팔아야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입지는 더욱 축소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몇 년동안 구글의 검색을 따라잡기 위해서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했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 구글은 야금야금 마이크로소프트의 본진을 점령하고 있는 마당에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에게 별로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구글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재마저도 구글에게 빼앗기고 있기 때문에 두회사는 그야말로 전쟁상태이다. 이 두회사의 전쟁이 커지면 커질수록 중간에서 이득을 챙길 회사가 바로 애플이다. 스티브 잡스는 사실 마이크로소프트와도 친하고 구글과도 친하다. 빌 게이츠와 오랜시간 경쟁을 했지만 둘은 그러면서 서로를 잘알고 존경하는 사이가 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컨퍼런스에서 빌게이츠와 비밀결혼을 했다고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숙한 사이다. 구글 역시 스마트폰으로 인해서 경쟁관계에 놓여있지만 에릭 슈미츠가 애플의 이사로 활동한 덕분에 두 회사간에는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여러 라인을 가지고 있다.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경쟁에서 가장 실질적인 이익을 볼 수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아이폰에는 구글의 검색엔진이 들어가있다. 아이폰 이용자가 구글의 검색을 이용할때마다 애플은 일정금액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아이폰에는 구글이 기본 검색이었지만 이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 빙(Bing)도 옵션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검색시장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큰 만큼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경쟁은 심화될테고 애플은 중간에서 캐스팅 보트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폐쇄적인 환경에 프리미엄 시장을 노리는 애플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데 분명 한계가 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같은 회사와 1:1로 싸우면 불리하다.  만약에 애플이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했다고 쳐보자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가 80%를 점유하고 있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명백한 승리가 되면서 힘의 균형이 마이크로소프트에게 급속히 쏠리게 되고 결국 애플은 서서히 시장에서 쫓겨나게 될것이다. 이것이 바로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서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애플이 20%의 시장을 차지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각각 40%를 점유하고 있다고 쳐보자. 그러면 애플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20% 정도의 점유율 정도를 가지고 있더라도 높은 수익을 가지게 되어서 두회사와 얼마든지 경쟁관계를 유지한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입장에서는 구글이 신경쓰이기 때문에 애플을 시장에서 쫓아내기위한 과감한 전략을 펼치기 힘들다.

이것은 구글입장에서도 마찬가지가 된다.  1:1이라면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서 온갖 전략을 동원해서 난타전이 벌어지게 되겠지만 3개의 기업이라면 단순히 적과 싸우는게 아니라 제휴와 동맹관계가 중요해진다. 즉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구글과 싸우는게 중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애플과의 관계에 힘을 써야 한다. 사실 애플도 마찬가지다. 애플도 두회사와 경쟁을 하면서 또 적의 적은 친구라는 관점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전략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세 회사간에 포지션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전쟁중이라면 애플은 중간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사이이기 때문에 중간에서 캐스팅 보드역할을 하면서 충분히 이익을 볼 수 있는 형국이다.

과거 애플이 몰락했던 것은 애플보다 200배 나 컸던 IBM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의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하드웨어의 인텔이 연합군을 구성하여 애플을 공격하였기 때문에 이를 막아내는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연합군은 해체되었으며 한때 적이었던 인텔과 애플은 찰떡궁합의 관계로 발전했다. 그리고 이제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구글이라는 골칫거리가 생겨버렸다. 얼마전에 구글은 사내에서 보안을 이유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를 쓰지 말도록 했다. 그러나 애플의 매킨토시는 사용해도 된다고 한다.  2010년 초반부터 윈도우 PC를 교체했는데 이미 만명이 넘는 직원이 맥을 선택한 상황이다. 이런 사건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랜드에 상처를 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그리고 애플은 IT 삼국지를 이루며 전방위적인 경쟁을 펼치지만 애플의 위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치열한 전쟁터에서 뒤로 물러서서 프리미엄 시장이라는 비교적 안정된 위치에 있다.


적어도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해서 과거처럼 끔찍하게 몰락하는 예측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돌아 온 이후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을 넘어섰으며 회사의 현금보유고는 무려 510억달러를 넘어섰다. 애플 2.0은 애플 1.0 시대에는 상상도 못할정도로 압도적인 회사가 되었으며 경쟁사들도 IBM처럼 수백배가 큰 회사가 이기는 커녕 회사 규모로도 밀리지 않는다.  또한 지금의 애플은 과거의 실수와 실패를 교훈삼아서 이를 바탕으로 애플 2.0을 완성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똑같은 실패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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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멀티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