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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I 컴퓨터가 판매를 시작할 즈음에 이미 애플 II 컴퓨터에 대한 계획이 구체화되었다. 애플 I 컴퓨터는 엄밀히 이야기하면 완제품이 아니었다. 애플 I 컴퓨터는 일종의 전자회로 기판을 판매한 것이었다. 제품을 구입한 고객은 키보드, 케이스, 전원 장치등을 따로 구입해서 조립해야 했다.  애플 I 컴퓨터는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컴퓨터 애호가들을 위한 것이지 절대 일반인들을 위한 제품은 아니었던 것이다. 제작된 컴퓨터도 150대정도에 불과했는데 대부분 상점에 넘긴 제품이기 때문에 실제 판매량은 얼마나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바이트숍에서는 재고로 남겨진 애플 I 컴퓨터 때문에 큰 골치였다고 한다.


잡스는 가전제품처럼 누구나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컴퓨터로써 애플 II를 기획한다. 하지만 애플 I처럼 애플 II 컴퓨터는 워즈니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워즈니악은 기술적인 관점에서 그가 정말 좋아하는 게임을 컴퓨터로 구현하고자 하는 생각에 애플 II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잡스는 아타리의 직원이었다. 잡스 몸에서 나는 악취와 기이한 행동으로 인하여 심야시간에 홀로 근무했는데 이때 워즈니악이 자주 사무실을 방문했었다. 게임 광이었던 워즈니악은 사무실에 와서 밤새도록 게임을 즐겼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잡스는 워즈니악에게 브레이크 아웃으로 알려진 게임을 만드는데 도움을 요청한다. 워즈니악은 자신의 전자공학과 컴퓨터 기술을 총동원하여 4일만에 잡스의 기획안대로 게임을 완성해낸다. 당시 워즈니악이 설계도를 작성하면 잡스는 칩을 조립하였는데 이들은 작업을 끝내자 전염성 단구증가증에 걸릴 정도로 나흘 내내 작업에 몰두하였다. 


그렇게 극도로 몸과 정신을 한계까지 혹사하던 순간 워즈니악의 창조성이 폭발하였다. 잡스는 아타리가 앞으로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이용해서 게임을 만들 것이라고 전해준다. 당시만 해도 아타리가 만든 게임기기는 컴퓨터의 연산능력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처럼 전자공학적으로 부품을 조합하고 여기에 셀로판을 이용한 눈속임으로 구현되었던 것이다.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이용해서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게임을 컬러로 보여줄 수 있다면? 이라는 두 가지의 생각이 애플 II 컴퓨터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동기이자 뿌리가 된다. (잡스와 함께 만든 브레이크 아웃을 실행할 수 있는 마이크로 컴퓨터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더 정확할 수 있다.) 게임에 사운드가 빠질 수 없었던 만큼 사운드 기능이 추가되고 게임 컨트롤러로 패들도 추가하였다. 


게임에 대한 워즈니악의 열정은 베이직을 개발할 때도 드러난다.  필자가 지금 이렇게 말하는 것이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는 별 감흥이 오지 않을 것 같다. 지금 보면 너무나 당연하였고 당시의 방식이 잘 상상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워즈니악은 애플 II를 이용하면 누구나 게임을 할 수도 있지만 누구도 게임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것 이었다.  애플 II 이전에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전자공학을 배운 하드웨어 전문가들이 일일이 설계도를 만들고 거기에 부품을 조립해야만 했다. 


하지만 애플 II를 이용하면 하드웨어를 모르는 사람도 애플 II로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되었음을 뜻하였다. 베이직은 당시 가장 쉽게 배울 수 있는 컴퓨터 언어로 가장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알테어용으로 빌게이츠가 베이직을 만들어서 유명인이 되었듯이 워즈니악도 애플 II를 위하여 베이직을 개발했는데 그는 베이직의 이름을 게임 베이직으로 부를 정도로 게임 제작 도구로써의 애플 II를 자랑하고 싶어했다.


애플 II 는 게임의 역사적으로 봐도 매우 중요한 기기이다. 왜냐하면 애플 II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애플 II를 이용해서 게임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탄생한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워즈니악이 개발자의 관점에서 애플 II의 기술적인 부분을 처리 하는 동안 잡스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애플 II 의 개발에 접근했다.


잡스는 컴퓨터 케이스에 주목하였다. 당시 컴퓨터는 연구실이나 회사 사무실에나 어울리는 디자인이었다. 집안에 컴퓨터를 놔둔다면 그 흉측한 외형 때문에 집안의 인테리어는 포기해야 했을 것이다. 잡스는 애플 II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백화점을 돌아 다니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려고 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마침내 쿠진아트 브랜드의 믹서기를 보고서 중요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바로 플라스틱이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등 집에서 사용되는 소비자용 가전기기는 대부분 플라스틱을 채용했던 것이다. 잡스는 플라스틱을 이용해서 애플 II의 케이스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디자이너를 물색했다. 처음에는 공동창업자였던 론 웨인에게 디자인을 맡겼다. 하지만 결과물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잡스는 수소문 끝에 HP에서 일했던 제리 메녹을 알게 된다. 처음에 제리 메녹은 잡스가 별로 탐탁지 않았다. 아무래도 작업을 끝내도 돈을 받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작업이 들어가기 전에 선불을 요구했지만 잡스의 현란한 말솜씨에 넘어간 제리 마녹은 완성이 된 후에 15,000달러의 금액을 받기로 합의 한다.


잡스가 애플 II 컴퓨터 제작에 신경을 쓴 두 번째 부분은 전압 장치였다. 애플 I 컴퓨터는 따로 전압기를 구입해서 조립해야 했다.  완성된 일체형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서 전압기의 개발이 필수적이었다. 특히 선불교의 가르침과 명상에 빠져있던 잡스는 정신집중에 방해가 되는 소음에 매우 민감했다.  당시 컴퓨터의 소음은 전원 공급 장치의 열을 식혀주기 위해 장착된 팬에서 발생하였다.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팬을 없애야 했고 이를 위해서는 전원공급 장치가 열을 적게 방출하는 것이 포인트였다.  아쉽게도 워즈니악은 전원장치의 전문가도 아니었고 잡스처럼 그런 부분에 민감하게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 


잡스는 아타리에서 함께 일했던 직장상사인 알 알콘에게 팬이 필요 없는 전원공급 장치를 개발할 수 있는 엔지니어를 소개시켜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알 알콘은 로드 홀트를 소개시켜준다. 잡스는 로드 홀트를 만난 후 환호성을 지를 정도로 그의 실력에 감탄한다. 로드 홀트는 이제 갓 20살이 넘은 잡스를 보고 제리 마녹이 그랬던 것처럼 별로 미덥지 못했다. 그래서 로드 홀트는 자신이 비싼 사람임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역시 잡스의 현란한 말솜씨에 넘어간 로드 홀트는 자신이 좋아하는 각종 취미생활을 그만두고 밤낮으로 전압장치 개발에 매진하게 된다.


워즈니악의 기술력과 잡스의 기획력이 합쳐진 애플 II  개발이 진행되면서 잡스는 애플 II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에게 제품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이 필요함을 깨달은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잡스는 관련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찾기 시작했다. 


 램과 마이크로프로세서처럼 컴퓨터의 핵심 부품을 만드는 인텔은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던 회사였다. 여러분 중에 어떤 분들은 램이나 마이크로프로세서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머리가 지끈거리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인텔의 대중적 이미지를 높여주는 광고가 여러 잡지에 실리게 되었다. 


인텔의 광고는 어려운 기술적 용어나 성능에 대한 도표를 보여 주기보다는 포카칩, 햄버거, 식칼, 경주용자동차등을 등장시켜서 은유적으로 인텔의 제품이 우월함을 인상적으로 설명해냈다.  광고가 너무 마음에 들었던 잡스는 인텔에 전화를 걸어서 누가 그 광고를 만들었는지 물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레지스 매키너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의 회사로 전화를 건다. 


이번에도 역시 현란한 말솜씨로 레지스 매키너를 설득했을 것이라고 미리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워낙 잘나가는 홍보전문가였기 때문에 레지스 매키너를 직접 만나지 못하고 고객 담당자인 프랭크 버지와 겨우 통화를 하게 된다.  잡스는 열심히 레지스 매키너의 광고를 칭찬하고 애플과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였다.  하지만 프랭크 버지는 애플이 자사와 격이 맞지 않는다며 단칼에 거절한다. 


 그렇다고 잡스가 가만 있을 사람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특유의 의지력을 발휘해서 프랭크 버지에게 애플의 컴퓨터를 보고 가라고 끊임없이 전화를 한다.  계속되는 전화에 두 손 두발 다 들은 프랭크는 하는 수 없이 잡스를 만나러 간다.  차를 타고 몰고 가는 중에 프랭크는 어떻게 하면 정중하게 거절할 수 있을까? 를 고민하였을 뿐 애플과 같이 일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눴지만 컴퓨터 기술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프랭크는 잡스는 그의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그래도 잡스가 똑똑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스는 레지스 매키너와 같이 일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쉽게 꺾일 잡스가 아니었다. 레지스 매키너의 비서에게 쉴새 없이 자주 전화를 걸게 되자 이에 지쳐버린 비서가 레지스 메키너에게 잡스와 통화를 해달라고 부탁하는 지경에 이른다.  


결국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레지스 메키너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잡스는 워즈니악과 함께 레지스 메키너의 사무실로 간다. 하지만 대화의 시작은 좋지 못했다. 메키너는 워즈니악이 잡지사에 기고한 글이 너무 기술 중심적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에 워즈니악이 광고쟁이가 자신의 글에 간섭하는 게 싫다고 발끈하였다. 메키너 역시 워즈니악의 말에 분노하면서 둘 다 꺼지라고 소리쳤다. 이렇게 고성이 오가는 상황에서 잡스가 둘을 겨우 진정시키고 설득에 나섰다. 이번에도 역시 여러분들이 예상하듯이 자신의 현란한 말솜씨로 메키너의 마음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잡스는 최후통첩으로 애플과 같이 일한다고 할 때까지 사무실을 떠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결국 레지스 메키너는 하는 수 없이 잡스의 뜻대로 애플의 홍보 업무를 맡기로 한다.


애플 II에 대한 기획, 기술, 마케팅까지 갖춰졌지만 다음문제는 돈이었다. 제품을 만드는데도 돈이 들어가고 제품을 유통하는데도 돈이 들어가고 제품을 홍보하는데도 돈이 들어간다. 잡스는 애플 II의 완제품을 만들기 위한 생산 설비를 갖추는데 20만달러가 들것이라고 예상했다.  돈이 필요한 잡스는 아타리의 창업자인 놀란 부쉬넬을 찾아간다. 


<다음회에 계속>



<다음회에 계속>  월요일 금요일 아침 7시 주 2회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IT 왕조실록은 전자책으로 출판되어 있습니다.

멀티라이터의 IT 왕조실록 2.0은 IT 왕조실록 5권과 그외 4권  총 9권의 책이 전자책으로  담겨져 있습니다.

멀티라이터의 IT 왕조실록 2.0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IT 왕조실록 1권 : 스티브잡스와 빌게이츠의 PC 혁명
IT 왕조실록 2권 : 빌 게이츠의 소프트웨어 전쟁과 윈텔의 시대
IT 왕조실록 3권 : 인터넷의 시대 구글의 탄생과 IBM 의 부활
IT 왕조실록 4권 : 애플의 부활과 스마트폰 삼국지
IT 왕조실록 5권 : 페이스북 그리고 모두를 위한 소셜네트워크 시대

IT 왕조실록에 포함된 별책도서


6권IT 슈퍼리치의 탄생
7권 스티브잡스 명언집
8권 기획의 신 스티브 잡스
9권 애플 성공 신화의 비밀

IT 왕조실록의 구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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