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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이야기2010.01.06 08:25
닌텐도는 경소단박을 상품 개발에 가장 중요한 철학으로 여기는 회사답게 그들의 기업 조직 역시 불필요한 인력을 최소화하고 가능한 소수정예를 유지하려고 한다.   닌텐도가 소수의 집단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지는 다른 초일류 회사들과 비교를 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3768명의 직원을 고용한 닌텐도의 2008년 매출은 2조 4366억원인데 다른 초일류 기업들과 비교하면 직원대비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다.  비슷한 매출의 구글이 2조 7520억원인데 비해서 직원이 무려 20164 명으로 닌텐도보다 5배나 많다.  가정용 게임기 시장의 경쟁자들인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교하면 닌텐도의 효율성은 더욱 극명해진다.  소니의 경우 전체 매출은 10조 2444억원인데 비해  18만 500명의 직원을 고용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7조 6310억원의 매출에 직원은 60240명이다.  직원 1인당 매출을 비교하면 소니는 5천600만원이고 마이크로소프트가 12억원인데 닌텐도는 무려 64억원이나 된다.  2008년 기준으로  닌텐도는 1인당 순이익에서 140만달러로 2위인 골드만 삭스의 126만 달러를 앞서고 있을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돈버는 집단으로 정평이 나있다.

닌텐도가 이렇게 적은 인재로 월등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은 역시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만 인재를 채용하기 때문이다. 닌텐도는 이를 위해 세가지 방법으로 사람들을 나누어 관리한다. 첫째 각종 상품들을 포장하거나 게임을 테스트 하는 단순한 업무들은 파트타임으로 고용한다. 상품 포장의 경우 시급도 높고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기 때문에 가정이 있는 주부들에게 꽤 인기있는 아르바이트가 된다. 둘째 마케팅이나 게임개발등에 필요한 고급인력은 외주를 적극활용 한다.  셋째 파트타임이나 외주로도 안되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섰을 때 비로서 정식 직원으로 고용한다. 닌텐도는 만약에 뽑으려는 사람이 회사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 원래 고용하려는 인원보다도 적게 사람을 뽑을 정도로 정식 직원을 뽑을때는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이렇게 인력관리가 철저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닌텐도는 여러 번 도산의 위기를 겪으면서 한푼이라도 아낀다는 절약 경영이 몸에 베어있다. 또한 평생고용을 지향하는 닌텐도는 직원들을 쉽게 해고하지 않는데 소수정예를 지향하는 만큼 잘못된 사람이 회사에 들어오면 조직전체에 금방 악영향 을 준다. 그래서 닌텐도는 사람을 처음 고용할 때부터 과연 회사에 필요한 사람인가를 철저히 검증하려 한다. 

특히  닌텐도가 소수정예에 집착하는 것은 이른바 대기업병을 가장 경계하기 때문이다. 모든 회사들이 처음에는 작은 벤처기업으로 시작하지만 기업이 거대해지면서 회사초기에 전직원들이 가지고 있던 패기와 열정들이 사라지고 모험보다는 안정을 선택한다. 특히 사업분야가 많아지면서 조직간의 이해관계가 상충될 경우 회사의 이익보다는 자신이 소속된 조직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이기적 생각들이 자리잡는다. 그러다가 하나의 아이디어를 가지고도 부서간에 사사건건 싸움이 일어나고 이는 자연스럽게 조직간의 알력싸움으로 발전한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가 바로 과거 스티브 잡스가 돌아 오기 직전의 애플이었다.  당시 애플은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면서 무려 150개가 넘는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중이었다. 그런데 이 많은  프로젝트가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존재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조직에 대한 이기심으로 생겨났다. 많은 예산과 지원을 받는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조직은 그만큼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뜻하였다. 프로젝트가 취소된다는 것은 조직의 존재의의가 없어지기 때문에 애플의 직원들은 어떻해서든지 자신이 소속된 팀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래서 조직의 역량을 초월하는 허황된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프로젝트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팀의 프로젝트를 취소시키기 위해 서로를 폄하하면서 극심한 내부 분열 상태에 이르기까지 했다.  어떤 팀은 회사에서 허락 받지 않은 프로젝트를 먼저 외부의 언론에 공개하면서 회사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언론에서 애플이 뭔가 멋진 것을 만든다고 보도가 되면 고객들의 기대치는 한없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만약 그 제품이 사실은 개발계획도 없었다거나 개발상의 어려움으로 중간에 중지 된다면 회사의 신뢰는 그만큼 훼손 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각 조직들은 열심히 자신의 프로젝트를 외부언론에 홍보했다. 하지만 그렇게 떠들대었던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회사의 연구소에만 존재하고 출시되지 못하는 좀비 프로젝트가 되었고 애플은 더욱 어려움에 처했다. 그래서 회사의 경영진들은 좀비프로젝트를 가려내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조직에 대한 이기주의로 똘똘뭉친 직원들을 통제하기가 불가능해졌고 회사의 서열체계마저 붕괴되어갔다.

그래서 애플에 돌아온  스티브 잡스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150개에 이르던 프로젝트를 단 10개로 줄였으며 60개에 달하는 생산 품목을 고작 4개로 줄여버리는 개혁을 단행하였다. 이렇게 사라진 사업부들은 나중에 스티브드(steved) 되었다고 불리울정도로 혹독한 구조조정이었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는 팀의 멤버가 100명 이상이 넘으면 초점을 잃고 통제하기 힘들어 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소규모로 팀을 운영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스티브 잡스는 과거 애플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회사에 단합하지 못한 이기적인 직원들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유능한 인재는 50명이 할 수 있는 일을 혼자서 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형편없는 직원은 회사전체에 악영향을 준다고 생각한 스티브 잡스는 직원을 뽑을때도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직원 하나를 뽑는데도 몇단계의 검증 과정이 있으며 사람을 채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은 회사도 소수의 몇사람에 불과하다.  스티브 잡스의 또 다른 회사인 픽사를 보면 그가 얼마나 소수정예에 집착하는지 알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포춘과의 인터뷰를 통해 픽사의 성공이 소수정예 때문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현재 450명인 픽사의 직원이 만약 2,000명이었다면 절대 지금과 같은 인재구성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하였다.

한편 규모가 커진 대기업의 또 다른 문제는 기존사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신규사업에 부정적인 자세를 가지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소니의 워크맨이 좋은 예가 된다.  소니의 경우 워크맨의 성공으로 세계 최고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MP3 시대가 도래하자 뒤늦게 대처를 하는 바람에 휴대용 음악기기 시장에서 애플에게 일방적으로 밀려나게 된다. 이는 소니가 아날로그 기기인 워크맨에 집착해서 디지털 기기인 MP3를 탐탁치않게 여겼기 때문이다. 만약에 MP3 잘나가면 그동안 소니의 성장을 이끌었던 워크맨이 팔리지 않을게 뻔하다.  그래서 소니는 가능하면 워크맨이 계속 팔릴수 있도록 기존 제품을 개량하기만 할뿐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렇듯 대기업의 문제는 기존 사업부에 악영향을 줄 경우 신규사업에 진출하지 못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소니가 MP3 사업에 제대로 뛰어들지 못한 이유중 하나는 자사가 소유하고 있는 소니음악의 존재 때문이었다. 음반판매에 악영향을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욱 MP3 사업에 소홀했던 것이다.  애플의 아이팟 사업을 관장했던 루빈스타인은 원래 아이팟은 소니의 제품이어야 했다면서 아이팟 같은 제품을 소니가 개발하지 않은 것은 결국 소니의 다른 사업들에 해를 끼칠까봐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렇듯 조직의 규모가 커진 대기업들은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여 변화를 제때 받아들이지 못하고 회사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안위에 더 관심이 많은 관료주의적 성향이 만연하는데 닌텐도는 이러한 대기업병을 경계하기 때문에 철저히 소수정예로 회사를 운영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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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멀티라이터